건강보험공단이 추진하는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건강검진 시스템 구축에 국산 소프트웨어(SW)가 사용된다. 공공 클라우드 사업 가운데 국산이 대대적으로 도입되는 첫 사례다. 내년 공공 클라우드 사업 확산이 예상되면서 국산 솔루션 도입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은 190억원 규모 '건강관리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사업' 사업자로 대우정보시스템을 선정, 국산 SW를 도입키로 했다.
건보공단은 2011년 건강검진관리시스템 웹 전환 후 8년차에 접어들며 노후화 문제에 직면했다. 국가건강검진 종합계획 등 변경된 건강검진 관련 제도 변경사항을 반영하기에 현 시스템은 구조·용량·속도면에서 역부족이다.
건보공단은 새롭게 구축하는 차세대 시스템 인프라를 '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SDDC)' 기반으로 구현한다. SDDC는 서버, 네트워크 등을 가상화해 클라우드 환경 구성에 용이하다. 서버, 스토리지 등 대규모 자원 구매 대신 SW로 데이터센터 환경을 구축,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건보공단 SDDC가 주목받는 이유는 주요 솔루션으로 국산 제품 도입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대우정보시스템은 SDDC 주요 기반이 되는 서비스형플랫폼(PaaS),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 솔루션으로 국내 기업 크로센트와 아토리서치 제품을 제안했다. 국산을 제안한 대우정보시스템 컨소시엄은(91.35점)은 입찰 경쟁에서 농심NDS컨소시엄(90.43점)보다 기술점수가 앞섰다. 평가위원은 국산 제품이 기술뿐 아니라 성능면에서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건보공단은 2020년 가동을 목표로 내년 시스템 구축에 돌입한다. 공공 클라우드 사업 가운데 국산 SW 기반으로 구축하는 SDDC 대형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업계는 건보공단 국산 솔루션 채택이 내년 공공 클라우드 사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가 올해 공공 클라우드 정보등급제를 폐기하면서 내년 공공 클라우드 사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을 대비해 PaaS를 비롯해 소프트웨어형서비스(SaaS) 등 다양한 국산 클라우드 솔루션이 공공 시장 진입 준비에 한창이다. 정부지원으로 개발한 개방형 PaaS '파스타(PaaS-TA)'도 최근 국내 주요 기업과 확산·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등 공동전선을 형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지자체에서도 자체 데이터센터를 클라우드 방식으로 구축하려 준비하는 분위기”라면서 “건보공단 사례가 국산 클라우드 SW 확산에 기폭제가 되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건보공단 프로젝트는 국산 SW 도입·확산뿐 아니라 원격지 개발도 허용해 더 의미있다”면서 “공공 클라우드 프로젝트 시 국산 솔루션 도입과 원격지 개발 선도 사례로 좋은 선례를 남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