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마곡페이' 만든다...블록체인 암호화폐 시장 진입 '신호탄'

사이언스파크 내 시범사업 추진...LG 심장 한복판서 경쟁력 검증

LG가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사업을 추진한다. 최근 LG사이언스파크 내 '마곡페이'(가칭)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이르면 새해 1분기 중에 암호화폐 플랫폼을 전국으로 확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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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사이언스파크 전경

16일 정보통신(IT)·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LG CNS가 LG사이언스파크 내 자사 직원 대상으로 마곡페이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암호화폐(토큰) 기반 결제 프로젝트다.

LG사이언스파크 내 식당에서 카드나 현금이 아닌 토큰으로 먼저 결제하고 정산하는 서비스다. 전자화폐를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충전해 가맹점에서 실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블록체인 부문 기술력을 보유한 LG CNS가 시범 사업으로 사업 타당성 검토를 한 후 노원 코인처럼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짙다. 지불 충전과 환전 작업을 위해 KB국민은행과 손을 잡는다.

업계 관계자는 “LG사이언스파크 대상 마곡페이 시범 사업은 1단계로 코인결제 인프라 활용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하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면서 “이 사업을 통해 LG는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미래 사업 등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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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스마트폰과 블록체인 시스템 등 사업에 필요한 다양한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LG 심장인 마곡 사이언스파크에서 블록체인 시범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 자체가 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LG사이언스파크는 약 4조원을 투자해 축구장 24개 크기인 17만㎡ 부지에 연면적 11만㎡ 규모로 조성됐다. 20개 연구동이 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하우시스,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등 8개 계열사 연구 인력 1만7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2020년까지 2만2000여명으로 늘 전망이다. 블록체인 활용 테스트베드로 최적 조건을 갖췄다.

LG CNS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커뮤니티 시범사업을 위해 하반기부터 임직원 대상으로 구내식당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시범서비스를 진행 중”이라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한국조폐공사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 서비스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사 관계자는 “LG그룹에서 미래 사업으로 블록체인 기반 사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미래 실증 사업 과제로 마곡페이 사업을 확정하려고 했지만 초기 투자비 문제와 수익성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해 우선 시범 사업 형태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정산 은행이 몇 차례 바뀌는 등 마곡페이 수익성에 대한 금융권 시각은 엇갈린다. 실제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이 참여를 검토했지만 KB국민은행이 최종 협력사로 참여하게 됐다.

그러나 마곡페이가 별도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완성되면 LG페이와 연동한 간편결제 등 역량을 결합시킨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자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역화폐 기반 간편결제나 스마트시티 사업과 연계하면 사업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사이언스파크 내 마곡페이 도입에 대해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수행사인 LG CNS 관계자는 “확정된 바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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