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은 30일(현지시간)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 기존 대북제재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또 두 정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모멘텀(계기)을 제공할 것이라는 데에도 공감했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살게로센터 양자회담장에서 30분간 회담하고 이같이 의견을 나눴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양자회담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회담은 양측 참모들이 배석하지 않고 통역만 참석한 채 비공개로 진행됐다.
윤 수석은 “양 정상이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기존의 제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또 “양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프로세스가 올바른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공동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도 굳건한 동맹관계를 바탕으로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탁월한 지도력과 과감한 결단력이 지금까지의 진전과 성과를 이루어 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이 특히 군사적 긴장 완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우호적 환경 조성에 주도적 역할을 해 온 것을 높이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차기 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 과정을 위한 또 다른 역사적인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한미가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특히 양 정상은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공동의 노력에 추가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 이는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을 추진하는 문 대통령의 의견에 트럼프 대통령도 공감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았은 상황이라 실현될 가능성이 적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연내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는 인식과 함께 한국이 끊임없이 연내 답방을 기대하고 있다는 얘기를 해왔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며 “어쨌든 트럼프 대통령도 남북정상회담이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답방 문제는 외국 정부의 승인을 받을 문제는 아니다”라며 “다만 연내 답방이 열려 있고 유동적이지만, 우리 생각만으로 가능하지 않으며 최종 판단 주체는 북한”이라고 덧붙였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