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가 10주년을 맞는 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시리즈를 처음으로 세 가지 모델로 출시할 뿐만 아니라 코드명 '비욘드X'로 불리는 초고성능 스마트폰도 내놓을 계획이다. 갤럭시S 시리즈는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분야에 혁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별도 출시되는 비욘드X는 5세대(5G) 이동통신을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국내외 부품 공급망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갤럭시S 시리즈 첫 3종 출시…물량 확대 기대
삼성 갤럭시S 시리즈가 3개 모델로 나뉘는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010년 갤럭시S 스마트폰 첫 출시 이후 단일 모델을 출시해오다 2015년부터 갤럭시S6 시리즈부터 올해 갤럭시S9까지 한 번에 두 개 모델을 출시하는 전략을 유지해왔다.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S10 시리즈는 '비욘드'라는 코드명으로 '비욘드0' '비욘드1' '비욘드2' 세 가지 모델로 개발되고 있다. 비욘드0는 보급형, 비욘드1은 일반형, 비욘드2는 하이엔드 스마트폰으로 기획됐다. 이에 따라 스펙도 각각 다르다.
비욘드0은 5.8인치 플랫 디스플레이, 비욘드1은 6.1인치 엣지형 디스플레이, 비욘드2는 6.3인치 엣지형 디스플레이로 각각 기획됐다. 후면 카메라 역시 비욘드0에는 싱글, 비욘드1과 비욘드2에는 트리플 카메라가 적용된다. 갤럭시S 시리즈에 트리플 카메라가 적용되는 것은 처음이다. 비욘드1과 비욘드2에는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기능도 처음으로 적용된다.
갤럭시S10에는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홀 디자인 풀 스크린이 처음 적용된다. 인피니티O는 디스플레이 왼쪽 상단에 작은 구멍이 뚫린 디자인을 말하는 데 베젤리스를 최대한 구현하기 위해 개발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패널에 구멍을 뚫어 풀 스크린을 극대화한 HIAA(Hole in Active Area) 구조를 적용한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양산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첫 탑재…풀스크린 강점 극대화
갤럭시S10 상위 두 모델에는 삼성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화면상에서 지문인식이 가능한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업체가 상용화한 광학식이 아닌 초음파 방식으로 신뢰성과 정확도를 높인다.
초음파 방식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센서는 미국 퀄컴이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문인식 모듈은 중국 오필름과 대만 제너럴인터페이스솔루션(GIS)이 제조를 맡는다. 갤럭시S 시리즈가 연간 4000만대가량 팔리는 대형 모델이기 때문에 부품 역시 대량 공급이 필요해 오필름 외에 GIS가 공급망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나머지 보급형 갤럭시S10 1개 모델에는 측면 전원 버튼에 '사이드 키' 형태 지문인식이 구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지문인식과 같은 정전용량 방식으로 국내 업체인 드림텍이 모듈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드림텍은 삼성전자 지문인식 모듈 최대 외주 협력사로 주로 중저가 모델에만 제품을 공급해오다 처음으로 플래그십 시리즈에 진입한다.
지문인식을 대표 생체인증 기능으로 채택, 기존 적용되던 홍채인식 기능은 제외된다. 이는 풀스크린 디스플레이와 관련이 있다. 풀스크린은 스마트폰 전면에서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부분을 얼마나 최소화하느냐에 달린 만큼 전면에 배치되는 부품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은 화면 아래에 센서를 배치하기 때문에 전면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을 새롭게 적용하면서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용 인쇄회로기판(PCB)도 신규 부품으로 탑재된다. 대덕GDS가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용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를 독점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플 카메라 탑재…국내 모듈 업체 수혜
갤럭시S10 시리즈 카메라 성능은 전작 대비 대폭 상향 조정된다. 이에 따라 국내 카메라 모듈 업계 수혜가 예상된다. 최상위 모델인 비욘드2와 일반 모델인 비욘드1에는 후면 트리플 카메라가 탑재된다. 트리플 카메라는 듀얼카메라와 초광각 싱글 카메라를 결합한 형태로 이뤄진다. 듀얼 카메라 모듈은 기존처럼 삼성전자와 삼성전기가 소화하지만 초광각 싱글 카메라 모듈 공급사로 삼성전기와 함께 캠시스가 이름을 올렸다.
전면 카메라는 비욘드0과 비욘드1에는 싱글 카메라 모듈이, 비욘드2에는 듀얼 카메라 모듈이 탑재될 전망이다. 카메라 모듈은 파워로직스, 캠시스, 파트론, 엠씨넥스 등 국내 협력사가 물량을 나눠 공급한다.
필요한 카메라 모듈이 늘어나는 만큼 삼성전자로서는 부품 수급에 부담이 커졌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가 소화하던 후면 카메라 모듈 공급사에 협력 업체를 추가하고 렌즈 공급사도 국내외 업체로 다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후면 카메라 렌즈는 기존 주력 공급사인 삼성전기와 세코닉스 외에 대만 라간정밀이 일부 물량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라간정밀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카메라용 렌즈 제조업체로 갤럭시A6 시리즈 전면 카메라에 렌즈를 공급하며 삼성전자와 거래를 시작했다. 전면 카메라 렌즈 역시 삼성전기와 코렌 외에 중국 써니옵티컬이 일부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갤럭시S10에도 SLP 기판 적용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로는 출시 국가에 따라 삼성전자 엑시노스9(9820)과 퀄컴 스냅드래곤855가 혼용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엑시노스9(9820)은 인공지능(AI) 연산능력이 전작 대비 약 7배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갤럭시S10 시리즈에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차세대 메인기판인 SLP(Substrate Like PCB)가 적용된다. SLP는 반도체 기판 제조에 쓰던 MSAP(Modified Semi Additive Process) 공법을 기존 스마트폰용 메인기판(HDI)에 접목한 것이 핵심이다. 삼성은 올해 초에 출시한 갤럭시S9 시리즈에 SLP를 처음 적용했다.
삼성이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 AP를 탑재하는 모델에 SLP를 적용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 대덕GDS, 코리아써키트가 삼성전자 갤럭시S10용 SLP를 대부분 공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3개사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메인 기판 협력사로 30%씩 물량을 담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비욘드2를 최상위 플래그십 모델로 기술 선도 이미지를 구축하고, 비욘드0은 보급형으로 판매를 확대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면서 “두 개 모델에서 세 개 모델로 가짓수가 늘어나고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보다 넓은 시장을 공략할 수 있어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