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관련 후방산업이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국내 전기차 보급 대수는 크게 늘었지만 지나친 규제로 정작 유관 산업은 시동조차 걸지 못하고 있다. 시범 사업만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전기차 사업 모델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통한 사업화가 활발하다. 우리는 기반을 깔아 놓고도 워밍업에 그치고 있다. 모두 전기사업법 때문이다. 현행법에서는 한국전력공사를 제외한 다른 사업자의 전기 판매를 금지한다. 규제로 새로운 에너지 시장이 열릴 길이 원천 봉쇄된 것이다.
국내 전기차 보급은 탄력이 붙었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2017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1년 동안 보급 대수가 2만6375대에 달했다. 2011년부터 2017년 9월까지 누적 보급 대수 2만593대를 넘어섰다. 추가경정(추경) 예산까지 편성한 상황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3만대 이상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 이후 누적 보급 대수는 4만7000대에 육박한다. '전기차 메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덕분에 국산차와 배터리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문제는 기반격인 관련 에너지 산업이다.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해외는 다르다. 미국 테슬라는 태양광발전과 연계한 충전 시스템을 미국 전역에 구축했다. 전기차만 팔지 않고 자체 브랜드로 충전용 전기를 판매하는 연계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일본도 2016년 전력판매 소매 시장을 개방하면서 전기차로 저장한 전기를 전력 수요로 전송하는 차량·전력망간(V2G) 시장이 만들어졌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전기차 중고·폐배터리를 활용한 ESS 업체까지 등장했다. 전기차 후방산업 생태계가 조성된 것이다.
국내도 당장 전력 재판매를 금지하는 관련법을 손봐야 한다. 자체에서 생산한 전기를 국가 망으로 보내고 다시 끌어온다면 비효율이다. 그만큼 시간은 물론 전력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 이미 이동형이나 콘센트형 충전기를 개발했지만 법에 묶여 사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모두 규제 때문이다. 당연히 국가로서도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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