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내 IoT 간편결제 'H페이' 내년 9월 제네시스 신차 첫 적용
현대자동차와 현대카드가 내년 하반기 생산 차종에 사물인터넷(IoT) 연동 간편결제시스템 'H페이'(가칭)를 탑재한다. 차량 안에서 버튼 몇 번으로 모든 결제가 가능한 인카페이먼트시스템(ICPS)이다. 해외 자동차 제조사도 아직 적용 사례가 없다. 세계 첫 상용화가 유력하다.
1일 정보통신(IT)·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현대카드가 내년 하반기 생산 예정인 제네시스 차량에 간편결제 시스템 H페이를 임베디드로 장착한다. 기술 개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솔루션 설계에 착수했다. 내년 1월 개발 완료를 목표로 잡았다. 사업 총괄은 현대자동차, 금융결제는 현대카드, 결제관리와 정산 및 SI는 유망 중소기업이 합류해 각각 맡았다. 제조·금융 이업종 간, 대·중소기업 간 경계를 허문 대형 협업 프로젝트다. 해당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차 안에서 금융 거래까지 이뤄지는 IoT 결제 시대를 열게 된다.
현대자동차는 H페이 조기 안착을 위해 가맹점 협력 진용도 갖춘다. SK주유소(엔크린), 아이파킹(주차), 대형 드라이빙스루 가맹점과 결제 연동 협상에 착수했다.
현대자동차는 1월 솔루션 개발을 완료하면 5월까지 H페이 프리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5월부터 H페이 차량 탑재 테스트를 벌여 9월께 생산 예정인 제네시스 차량부터 H페이를 연동할 계획이다.
H페이가 상용화되면 주유소나 주차장, 상점 등에서 기계 간 연동으로 모든 결제와 정산이 이뤄진다. 예를 들어 주유소에서 기름을 채울 때 주유원에게 카드를 줄 필요가 없고, 주유량 주문도 H페이 단말기로 이뤄진다. 차량이 주유소에 진입해 기어를 P모드로 전환하면 H페이 시스템이 활성화되고, 주유량과 결제·정산 등이 버튼 조작 몇 번으로 완료된다. 주유원은 H페이와 연동한 결제 단말기에서 차량 번호만 입력하면 역시 결제가 끝난다. 카 매니지먼트 단말기를 통해 홈쇼핑 물건을 주문·결제하거나 음원 구매 등도 가능해진다.
현대자동차는 앞으로 H페이에 다양한 생체 인증 기술 적용은 물론 중장기로 자율주행차 연구개발(R&D)에도 페이먼트 시스템 연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에서 구현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자동차로 임베디드한다. '탈 수 있는 커넥티드 디바이스 현대차'가 목표다.
4단계 이상 완전자율주행차 시대가 열리면 쇼핑과 각종 결제, 온·오프라인연계(O2O) 서비스까지 H페이로 집적하는 계획도 추진될 예정이다.
채희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위원은 “PC와 스마트폰 사업 성숙으로 차세대 대안인 자동차가 떠오르고 있다”면서 “자동차 제조사도 대격변 패러다임이 필요한 만큼 스마트카(커넥티드카) 시장을 둘러싼 사활 건 연결 생태계 확보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 내 간편결제는 아직까지 개발을 검토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H페이'라는 명칭 사용이나 상용화 시점을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 “현재 개발 업체와 활발히 논의하고 있고, 어떤 차종에 언제 적용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대카드도 “관련 사업은 현대자동차가 주사업자이기 때문에 자세한 사항을 확인해 줄 수 없지만 차량 안에 결제 시스템을 탑재하려는 계획은 맞다”고 설명했다.
H페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공식 언급은 현대자동차를 통해 확인해 달라고 답변이 돌아왔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