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전지 사업 성수기 진입...원통형 전지 수요도 계속 늘어
국내 배터리 업계가 지난 분기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신형 스마트폰 출시로 소형전지 사업 성수기에 진입했고 원통형 전지 수요도 계속 늘고 있다. 중대형 부문에서는 에너지저장장치(ESS) 판매 호조가 이어지고 있고 전기차 배터리 사업 흑자전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 3분기 매출액 컨센서스는 작년 동기 대비 47.8% 늘어난 2조5247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99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1.9%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증권사는 실적 전망치를 잇따라 올려잡고 있다.
소형전지 부문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로 폴리머 전지 수요가 늘고, 원통형 전지 적용 분야가 전동공구뿐만 아니라 ESS와 전기차용으로 늘어나면서 실적이 증가하고 있다. 중대형전지 부문에서 ESS와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도 늘고 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고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삼성SDI 생산능력은 올해 연말 15GWh에서 2020년 30GWh로 증가할 것”이라면서 “전기차용 배터리 매출도 올해 1조5000억원에서 2020년 3조5000억원, 2021년 이후 약 5조~7조원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화학 전지사업부문은 지난 3분기 2011년 이후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LG화학 전지사업 영업이익을 600억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화학 사업 부진을 배터리 사업 호조가 상쇄했다는 평가다.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이 4분기 첫 흑자를 달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신규 전기차 출시와 GM 볼트 생산량 확대로 하반기 매출이 급증할 것”이라며 “규모의 경제 효과와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4분기 전기차 배터리 사업 흑자전환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원재료 가격 하락은 업계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 3월 톤당 9만500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코발트 가격은 최근 5만5000달러 이하로 급락했다. 김병주 SNE리서치 상무는 “가격 하락이 반영된 원재료가 실제 양산에 적용되기에는 2~3개월이 소요돼 2분기부터 떨어진 코발트 가격은 3분기 일부 또는 4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최근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와 잇따라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주잔고가 빠르게 늘고 있다. LG화학은 4일 “폭스바겐과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삼성SDI 역시 폭스바겐 전기차 프로젝트에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으며 재규어 차세대 배터리에도 원통형 배터리를 독점 공급한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고품질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역량을 가진 업체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공급자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 중”이라며 “제품 가격 하락은 방어되는 반면 원가 하락은 가시화 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