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지나 본격 가을 나들이 철을 맞으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더 악화될 전망이다. 손해보험업계는 이미 가파르게 상승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한계치를 넘었다며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26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빅5 손보사의 1~8월 평균(가마감) 누적 자동차손해율은 81.9%다. 이는 전년동기(75.7%) 대비 6.2%포인트(P) 악화한 수준이다. 또 지난해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비교해도 3.5%P 나빠졌다.
손해율은 자동차보험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다. 업계에서는 통상 78% 내외를 적정 손해율로 보고 있다. 현 수준은 적정 손해율보다 약 4.0%P 악화한 것이다.
개별사별로 보면 1~8월(가마감)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82.6%다. 이는 이미 지난해 누적 손해율인 80.6%보다 2.0%P 나빠진 것이다. 이 기간 현대해상은 81.9%를, KB손보는 82.6%, DB손보는 83.3%, 메리츠화재는 79.1%로 각각 집계돼 모두 지난해 누적 손해율을 크게 상회했다.
이와 같은 손해율 악화는 지난여름 역대 최악의 폭염과 정비요금 상승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삼성화재 가입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폭염에서 기온이 섭씨 1도 오르면 교통사고 접수는 평균 1.2%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어 보험개발원은 정비업체 공임이 정비요금 인상으로 평균 2만5100원에서 2만9994원으로 19.5%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손보사들이 지급해야 하는 자동차 보험금 지급액이 연간 3142억원 늘어 2.9% 보험료 인상 요인이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는 가을 나들이 철과 겨울이 오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손보업계는 연말께 자동차보험료 인상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실제 최근 열린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보험사 CEO(대표)가 만난 간담회 자리에서도 자동차보험 인상이 필요하다는 업계 주장이 제기됐다. 업계는 현재 손해율이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감독당국에 '보험료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도 높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통상 추석이 지나고 가을 나들이 철, 그리고 연말이 오면 계절적 요인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현재도 과도한 수준에 오른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더욱 확대된다면 연말께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