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가 신설한 반도체 계열사를 통해 내년 하반기부터 자체 개발 '인공지능(AI)용 추론 칩'을 생산한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19일 칩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핑터우거반도체유한공사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에는 중국 반도체 메이커 항저우 C-스카이 마이크로시스템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생산하는 반도체는 자율 주행차와 스마트 시티, 물류 등 분야에 사용하게 된다. 중국 당국이 자체 생산 반도체 질을 높이기 위해 적극 나선 것과 때를 함께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이날 중국 '항저우 윈치 대회 2018' 기조연설에서 “신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컴퓨팅 파워의 핵심 기술은 반도체(칩)”라며 AI 칩 사업 진출 배경을 밝혔다.
마 회장은 “알리바바 4대 전략이 새로운 도·소매, 새로운 경제(재정), 새로운 에너지, 새로운 제조업”이라면서 “그 가운데 새로운 제조업이 가장 큰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시작점인 사물인터넷(IoT)이 곧 칩(반도체)의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마 회장은 “15년 후 제조업은 인터넷과 모바일로 인해 예상치 못한 고난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가까운 미래에는 5분 안에 2000가지 종류 옷을 만들 수 있게 된다. 그만큼 데이터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새로운 제조업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교사 출신답게 교육 관련 얘기도 언급했다.
마 회장은 “더 이상 아이들이 제조업에 취직하도록 가르쳐서는 안 된다”면서 “미래에는 로봇, AI로 온·오프라인연계(O2O)가 확산되며, (패러다임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알리바바는 중국 젊은이들이 알고리즘을 포함한 수학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번 달부터 수학자나 수학 전공 학생 5000명이 실력을 겨루는 '알리바바 글로벌 수학 경연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입상자는 지난해 설립한 AI 싱크탱크 '다모(DAMO) 아카데미' 취업 특전도 제공한다. 다모 아카데미에는 8개국 출신 연구원 300명 이상이 근무하고 있다.
이날 연설에서는 은퇴 선언과 관련된 소회는 밝히지 않았다. 그 대신 “이번 '윈치대회 2018'에는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참석자가 왔다”면서 “참석 기업이 열심히 생각하고 우리를 따라오는 모습에 감명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오전 메인 포럼에서는 장융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 장젠펑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중국 항저우 시에 알리바바 클라우드 기술을 접목시키는 '항저우 시티 브레인 2.0'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항저우(중국)=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