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혁신 없는 아이폰이 불안하다

애플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스티브잡스 극장에서 신형 아이폰 XS, XS맥스, XR 3종을 공개했다. '스마트폰 미래를 향한 커다란 진일보'라는 애플 자평과 달리 혁신성은 크게 떨어졌다. 신제품이 그렇듯 프로세스 성능을 높이고 카메라 기능을 강화했을 뿐이다. 그나마 역대 제품에 비해 가장 큰 화면을 채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6.5인치 디스플레이를 최초로 도입했다. 애플이 자랑하는 대화면, 대용량 배터리와 메모리는 이미 일반화한 스펙이다. 애플 입장에서 자랑할 수 있겠지만 전체 스마트폰 제품으로 넓히면 새로운 기능은 아니다. 혁신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그럼에도 가격을 크게 올렸다. 혁신 기능은 없지만 초고가 정책을 유지했다. 최고가 모델인 아이폰XS 맥스는 기본형 64GB를 1099달러(약 124만원), 256GB 1249달러(141만원), 512GB 1449달러(164만원)로 책정됐다. 국내에 들어오면 가장 비싼 512GB 모델은 2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상반기에도 스마트폰 시장이 마이너스 역신장했지만 평균 판매 가격을 15% 높이는 쪽으로 대응했다. 강력한 애플 브랜드를 내세운 프리미엄 전략으로 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문제는 우리다. 스마트폰 시장 다크호스는 중국이다. 성장세가 무섭다. 가트너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2분기 세계 시장에서 중국 화웨이가 4984만6500대를 팔아치우며 애플을 제치고 판매량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여전히 삼성이지만 격차가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애플이 초고가 전략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스마트폰 기능 차별화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규모와 기술력에 비춰 볼 때 중국과 더 이상 맞붙을 수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다. 삼성과 LG는 기로에 서 있다. 프리미엄 시장은 애플, 중저가는 중국이 각각 거슬린다.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결국 가격을 뛰어넘는 혁신성이다. 혁신이 없으면 시장도 사라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