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대표 한상범 부회장)가 자발광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를 만든다. 미국 퀀텀닷(QD·양자점) 재료 기업 나노시스에 107억원을 투자했다. 삼성전자가 자발광 QLED TV 출시를 공식화한 데 이어 LG가 가세한 형국이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미국 나노시스에 107억원을 투자, 지분 4%(우선주 569만9954주)를 획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에 본사를 둔 나노시스는 QD 재료 전문 기업이다.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 QD 재료를 공급하고, 영향력 있는 특허도 다수 보유했다. 삼성전자는 종합기술원에서 별도로 QD 기술을 연구하지만 동시에 나노시스에서도 QD를 공급받고 있다. 2010년 나노시스에 1500만달러(약 170억원)를 투자했다.
나노시스는 지난해 추가 투자자를 모집했다. 이전에 삼성 외 BOE 등 중국 패널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적이 있다. 기대보다 QD TV 시장이 성장하지 않으면서 관련 재료 기업이 어려움을 겪었다.
나노시스는 세계 여러 기업으로부터 인수합병(M&A) 대상으로 자주 물망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SK종합화학이 나노시스 인수를 위해 실사를 했다가 무산됐다. 삼성전자가 2016년 QD비전 자산을 인수한 후 나노시스 M&A와 투자 유치에 대한 업계 관심이 더 커졌다.
LG디스플레이는 경쟁사 삼성이 자발광 QLED 상용화를 앞당길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꾸준히 QD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LG디스플레이가 퀀텀닷 기술을 안정시키면 삼성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자발광 QLED 구조가 기존 OLED와 유사, 재료 기술만 갖추면 더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수년간 8세대 이상 대형 옥사이드 박막트랜지스터(TFT) 양산 경험을 축적해 왔다.
양사 모두 자발광 QLED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잉크젯 프린팅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QD 재료 특성상 고열을 가하는 증착 방식이 아닌 인쇄 방식 잉크젯 기술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종합기술원이 꾸준히 QD 재료 기술을 연구개발(R&D)하면서 삼성이 QD 기술력을 자체 축적하는 것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G를 위협할 만하다”면서 “잉크젯 프린팅, 자발광 QLED 등 차세대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선제 투자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