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34.지역 균형 발전에 기반 둔 스타트업 기업 양성, 스위스를 벤치마킹하자

34. 지역 균형 발전에 기반 둔 스타트업 기업 양성, 스위스를 벤치마킹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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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스타트업 투자펀드 삼성넥스트가 얼마 전 스위스 비키퍼라는 스타트업에 투자해 세간의 화제가 됐다. 2012년에 창업한 비키퍼는 유통·운송·제조·건설 분야에서 현장 근로자와 소통하며 업무 관리를 하는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스타트업 기업이다. 특히 스위스 스타트업은 로봇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1년 스위스에서 설립된 에코로보틱스는 농부가 좀 더 효율 높고 지속 가능한 제초제 활용으로 건강한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도록 자율 로봇을 개발했다. 에코로보틱스는 태양열로 작동하며, 운전자 없이 12시간 동안 잡초를 제거하는 로봇을 선보였다. 탁구대 위에 막대기가 달려있는 듯 한 모습의 이 로봇은 인공지능(AI) 기술, 카메라 및 2개의 로봇 팔을 통해 잡초에만 제초제를 살포한다. 작물에는 투하하지 않기 때문에 전체를 살포하는 전통 방법보다 제초제가 20배 적게 든다. 이 회사는 유럽에서 파일럿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지난 5월 1070만달러(약 114억원)의 시리즈B 자금을 확보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수십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세계 제초 시장을 향한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에코로보틱스뿐만 아니라 스위스는 농업 분야 각지에서 스타트업이 앞 다투어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이미 스위스의 주요 농작물 가운데 하나인 감자 농사에서 감자 캐고 밭 가는 일을 동시에 하는 로봇이 상용화된 지 오래됐고, 인력이 들어가는 농업 대비 원가 경쟁 우위를 확보해 성공한 바 있다.

스위스는 농·축산업에서 이미 창업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목축업의 경우 정부 도움 없이 쉽게 창업이 가능하고, 손익분기점(BEP)에 쉽게 도달한다. 그 이면에서 로봇기술을 포함한 다양한 자동화기술 연구가 있다. 창업 분위기 자체가 여유가 있고, 성공률도 대체로 높다. 농업 외에도 생활 속에서 많은 로봇 적용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이미 스키, 레저 등에 로봇이 도입돼 고임금 사회 구조에서도 적절한 요금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 그 외 독일 아우디도 스위스 스타트업 누니와 공동 개발한 하체용 외골격 로봇을 독일 잉골슈타트 공장에서 시범 운용하고 있다.

인구 850만명의 스위스는 전국 각지에 골고루 분포돼 있으며,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인 취리히가 40만명이니 지역 분산 구조가 얼마나 완벽한지 알 수 있다. 로봇 분야 외에도 다양한 스타트업 양성이 스위스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취리히, 베른, 로잔, 루체른 등 도시는 이미 다양한 스타트업 콘퍼런스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스타트업 생태계도 분산돼 있다. 도시별도 강한 분야도 각기 다르다. 지난 4월 인구가 20만명도 되지 않는 로잔에서는 세계 65개 국가 스타트업이 '제5회 시드스타스 서밋 2018'에 참여해 화제가 됐다. 다보스포럼 영향인지 전국 각지 스타트업 포럼도 수준이 높다. 로잔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네슬레가 위치한 브베가 있다. 브베는 인구가 10만명도 되지 않지만 네슬레 본사가 있고, 이를 중심으로 많은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양성되고 있다.

스위스는 중립국인 만큼 시장 확장의 기회가 많다. 지역으로도 유럽 시장 진출의 요충지로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취리히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소통 육로 중심지의 역할을 오랫동안 해 온 도시이기도 하다. 이러한 장점으로 높은 임금, 짧은 근무시간 기반의 미래 AI 시대에 대비한 스타트업 육성 선행 모델을 진정으로 실현해 나가는 국가는 스위스가 아닐까.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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