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10배, 300배, 3,000배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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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을 이룩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변화 가운데 하나가 산업혁명이다. 동력 사용이라는 기술 발달과 더불어 경제적 부를 축적하며 그 당시까지 지배해 온 봉건주의를 무너뜨리고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며 우리 생활 문화를 변화시켜 놓았다.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250년이 지난 오늘날 또 다른 생활 문화를 창조하는 기술혁명이 우리 주위에서 태동하면서 새로운 문명 세계로 인도하고 있다.

미국의 경영 진단 기관 매킨지가 산업혁명과 디지털기술의 발전 모습을 비교한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혁명이 250년 이상 걸리면서 우리에게 변화를 줬다면 요즘의 디지털 기술 변화는 속도가 10배나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첫째로 지적하고 있다. 즉 산업혁명 영향이 효과를 나타내는데 100년이 걸렸다면 디지털 기술 영향이 가시화되는 데는 10년이면 되는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혁명에서 250년 소요될 변화가 25년 만에 우리 생활 속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지금 50세 된 사람이 25년 전에 어떤 생활을 하고 그 당시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지만 지금 25세 된 사람이 25년 후의 자기 모습을 상상하고 이해하기는 극히 어려운 현실이 됐다. 어제의 성공 비결은 '끝남이 시작으로 바뀐 것이 비결'이고, 미래를 위한 새로운 사업 모델과 전략 개발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

모범 사례로 백화점 같은 대형 유통 업체의 경우 우리 기업은 아직도 큰 건물을 짓고 대형 쇼핑몰도 건설해서 부동산 투자를 통해 유통업을 경영하는 사업 모형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미국, 영국 같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대형 백화점이 폐업을 선언하거나 쇼핑몰을 축소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기술 발달과 활용을 통해 온라인 유통이 활성화되고 생활화됨에 따라 쇼핑몰 방문 고객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매년 문을 닫는 백화점이나 쇼핑몰이 늘고 있다.

반면에 우리 현실은 유통 분야에서 부동산 투자는 계속되고, 부동산업을 겸한 유통업이라는 독특한 사업 모형으로 경영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이미 젊은 세대의 유통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됐다. 심지어 오늘날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는 청소년이 경제활동인구로 진출했을 때 현재와 같은 오프라인 형태의 백화점이나 대형 유통 기업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한 변화가 일어나는 시간도 장기간이 아니라 어느 날 하루아침에 일어날 수 있다.

두 번째 산업혁명과 디지털 기술이 일으키는 변화의 차이는 오늘날 디지털 기술이 미치는 분야가 산업혁명에 비해 300배 넓다. 이는 산업혁명이 방직공장과 같은 제조업 분야에 집중돼 생산혁명을 이루었다면 디지털 기술이 미치는 범위는 산업혁명보다 300배의 넓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기업 경영뿐만 아니라 오락 분야에서 알파고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프로 9단의 바둑기사를 이기는 모습을 봤고, 앞으로 없어질 직업 가운데 하나로 많은 사람이 갈망하는 의사나 변호사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기술 발달이 인류 문명에 미치는 영향은 산업혁명으로 인한 영향에 비해 3000배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즉 오늘날 디지털 기술 변화는 산업혁명에서 얻는 원가 절감이나 생산량 증가와 같은 결과에 비해 3000배나 큰 영향을 인류 문명의 모든 분야에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가 오늘'이 되어 가고 있는 환경에서 기업은 무엇보다 디지털 베이스를 갖추는 노력을 해야 한다. 모바일 기술 활용, 사물인터넷(IoT) 및 클라우드 기술 활용, 로봇 등 자동화 기술 축적, 인공지능의 기본지식을 축적하는 동시에 새로운 사업 모형을 개발해야 한다.

곽수일 서울대 명예교수(대한민국학술원 회원) skwak@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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