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피도, '국내 1호' 마이크로바이옴 기술특례상장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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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피도 회사 전경

비피도가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으로는 최초로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한다. 20년 간 축적한 미생물 배양·건조 기술과 신약 개발 역량에 기대를 건다. 이번 결과에 따라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연쇄 상장 추진이 이뤄질 전망이다.

비피도(대표 지근억)는 기술특례상장을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기술성 평가가 통과할 경우 이르면 올해 안에 코스닥 상장도 가능하다.

1999년 설립된 비피도는 비피더스균을 주성분으로 하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개발·생산한다. 핵심기술은 미생물 제어와 응용 원천기술이다. 우리 몸 속 미생물은 산소가 있는 곳에서 살지 못하는 혐기성 세균이 많다. 비피도는 혐기성 미생물을 대량으로 배양하고 동결 건조하는 기술을 보유한다.

비피더스균을 매개로 약물을 전달하는 약물전달시스템(DDS) 원천기술도 확보한다. 항암효과가 있는 외래 유전자를 비피더스균에 실어 표적지점까지 전달하는 게 핵심이다. 기존 대장균을 이용하던 것과 비교해 안전성과 전달효율이 높다.

지난해 매출은 136억원, 영업이익은 30억원, 당기순이익은 2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 180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을 목표로 설정했다.

비피도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넘어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으로 완전한 체질전환을 시도한다. 구강유산균 등 신규 사업 확대와 DDS 등 원천기술을 이용한 신약개발 본격화를 위해서 자금유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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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피도 연구진이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구하고 있다.

기술특례상장은 재무제표상 상장 요건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에게 상장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다. 상반기에만 15개 바이오 기업이 기술특례상장을 신청했다.

매해 10여 개 바이오 기업이 기술특례상장을 시도하지만,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은 비피도가 최초다. 상장까지 성공할 경우 의미가 크다. 그동안 마이크로바이옴은 잠재력은 있지만, 질병과 직접적인 연관성 규명이 약해 임상적 가치가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각종 대사·만성질환, 암, 치매, 아토피 등 다양한 질병 발병과 치료에 연관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신뢰성을 확보했다. 상장 성공은 시장에서도 마이크로바이옴의 잠재력과 신뢰성을 모두 인정했다는 의미다.

통상 한달 가량 걸리는 기술성 평가 후 통과되면, 석 달 안에 상장 절차가 마무리된다. 비피도는 상장 후 확보한 자금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을 강화한다. 작년 12월 국내 최초로 출시한 구강 유산균 사업과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 연구가 대표적이다. 회사는 구강이 건강한 어린이 460명으로부터 분리한 '웨이셀라사이베리아'와 독자 개발한 유산균 'BGN4', 'BORI' 등을 넣은 유산균 제품을 출시했다. 구강 세균 환경을 건강하게 만들어 구강 염증질환과 구취제거에 도움을 준다. 장기적으로 미생물이 체내에 들어오는 창구인 구강을 건강하게 만들어 몸 전체 건강을 유지한다.

작년 착수한 서울성모병원과 비피더스균을 이용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 연구도 신약개발로 이어지게 투자를 강화한다. 면역조절 작용이 탁월한 비피더스균을 투여해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인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를 입증하는 연구다. 1월 국내에 이어 최근 미국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권빈 비피도 부사장은 “몸 속 미생물 균형은 질병 발병을 막는 핵심”이라면서 “면역질환 일종인 류마티스 관절염도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치료제를 개발 하겠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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