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관계가 연일 반전의 반전을 거듭했다. 지난달 남북정상회담 이후 순항을 이어오던 3자 관계가 뒤틀어지나 싶더니 다시 화해무드가 조성됐다. 1차 종착점인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도 높아졌다. 숨가쁘게 전개된 남북미의 5월 행보를 되짚었다.
남북미 대화는 4·27 남북정상회담 성공적 개최와 북미정상회담 일정 확정 이후 순조롭게 흘러갔다. 지난 16일 급제동이 걸렸다. 북한이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 취소한 데 이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내세워 북미정상회담도 재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워싱턴에서 만나 북미정상회담 정상 추진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지난 24일 펜스 미국 부통령을 정면 비판하면서 판세는 롤러코스터를 타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앞으로 쓴 공개서한을 통해 6·12 북미정상회담 취소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싱가포르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전날 북한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정치적 바보'로 매도하는 성명을 내놓은 것에 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강대강' 충돌이 우려됐으나 북한이 한 발 물러섰다. 북한은 25일 외무성 제1부상 김계관이 담화문을 내고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고 했다.
상황이 다시 급반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해군사관학교 졸업식 축사를 위해 백악관을 나서던 중 기자들에게 “그것(북미정상회담)은 심지어 12일에 열릴 수도 있다. 우리는 그것을 하고 싶다”며 말을 바꿨다.
국면 전환을 위한 결정적 실마리는 남북 정상이 찾았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깜짝 정상회담을 가졌다.
미국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의 다음 달 12일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전망한 뉴욕타임스 보도를 '오보'라고 일축하며 회담 재추진을 공식화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