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헤드셋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구글은 LG와 손잡고 세상에 없던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장착한다. 페이스북은 최근 오큘러스 고를 발표하면서 오디오 경험을 무기로 내세웠다.
2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구글과 LG디스플레이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위크 2018'에서 4.3인치 크기의 초고해상도 VR 헤드셋용 OLED 패널을 공개했다.
이 패널은 1800만 화소로 인치당 픽셀 수(ppi)가 1443개다. 최신 스마트폰에 비해서도 픽셀 수가 2배이상 많다. 바이브 프로 해상도 615ppi보다도 우수하다. 화면 주사율은 120㎐다. 초당 120프레임을 보여주기 때문에 화면 넘김이 자연스럽고 부드럽다. 눈 바로 앞에 화면을 둬야 하는 VR헤드셋 특성상 화질과 화면 주사율을 끌어올리는 게 핵심이다. VR 착용 후 어지러움을 느끼는 것도 해상도와 화면 주사율 부족이 한 원인이다.
가로×세로 시야각도 120×96으로 넓어 눈 앞을 가득 메운다.
구글에 따르면 인간이 볼 수 있는 최다 픽셀은 2183ppi, 시야각은 160×150이다. 인간 시야 한계에 거의 다다른 셈이다. 하지만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구글 측은 “프로토타입 단계라면서 계속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기술력을 앞세운 구글과 달리 경험을 중시했다. 저렴한 가격에 오디오 기능까지 강화해 되도록 많은 사용자가 손쉽게 경험해보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VR시장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VR헤드셋 판매량은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SIE) 플레이스테이션(PS) VR 170만대, 오큘러스 리프트 70만대, HTC 바이브 50만대 순이다. 비디오게임기, PC 보급량을 생각하면 턱 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페이스북은 최근 출시한 독립형 VR헤드셋 오큘러스 고 32GB 가격을 200달러 미만으로 맞췄다. 그럼에도 두 개의 스피커를 내장했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과 HTC 바이브는 헤드폰처럼 별도 헤드셋이 필요 없다. 가상현실에 오디오를 추가해 몰입감을 높였다.
퀄컴 스냅드래곤 821 칩셋과 응답 속도를 끌어올린 2560×1440 화소의 WQHD급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오큘러스 측은 “100개가 넘는 새로운 콘텐츠를 포함해 총 1000여 개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앱이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VR업계 관계자는 “제조사와 플랫폼 업체는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가격도 낮춰야 하는 부담을 갖고 있다”면서 “VR를 활용한 게임이나 소셜미디어 콘텐츠로 사용자 층을 늘리는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