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경영 정상화 시동…'미래 車' 생산 확보는 남은 과제

정부가 제너럴모터스(GM)와 한국지엠 경영 정상화 지원 방안을 매듭졌다. 자금 지원과 함께 '먹튀' 방지 방안이 포함됐다. GM은 한국지엠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향후 한국 생산공장을 유지하기 위한 미래차 생산 계획을 확정 짓지 못한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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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부평공장.

산업통상자원부와 GM은 10일 서울 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한국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 상호협력키로 했다.

MOU는 △한국지엠 위상 및 중장기 경쟁력 강화 △한국지엠 핵심 기술 연구개발(R&D) 역량 강화 △자동차 부품 협력사 경쟁력 강화가 주요 내용이다.

GM은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를 한국 내 신설하고, 한국지엠을 아태 지역 생산 판매 및 기술 개발 핵심거점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아태 지역본부와 한국지엠 R&D, 디자인센터를 활용해 엔진 등 핵심 부품과 전기차 등 미래차 부품 개발도 추진한다. 부품 협력사 기술 경쟁력 제고, 인력 양성, 글로벌 부품 구매를 확대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MOU에 구체적인 협력 과제가 포함돼 가시적인 성과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했다. GM 아태 지역본부의 한국 내 신설은 그동안 GM과 협의 과정에서 정부가 지속 요구한 내용이다.

업계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누적 적자가 3조원에 육박하는 한국지엠 내부적으로는 흑자 전환 발판을 성공적으로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국지엠은 후속 조치로 이르면 11일 공식 입장을 내고, 다음 주중 그간 과정과 향후 비전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도 계획하고 있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부품 협력사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다. 산업부는 이날 전기차와 자율차 등 미래차 부품사를 대상으로 위기 극복 지원 사업을 신설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MOU에서 추가된 아태 지역본부 신설이 기존 연구개발 거점 역할과 유사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지엠이 기존에도 아태지역 핵심 개발본부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역할 추가 없이 명칭만 바꾼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GM으로부터 한국을 미래차 생산거점으로 유지하겠다는 확답을 받지 못한 점도 아쉬움이 남는다. GM은 향후 출시할 신차 2종 한국 배정 외에는 한국지엠이 즉각 수익을 올릴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을 비롯한 이해관계자에게 경영 정상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를 한국에서 생산하도록 하는 방안이 빠진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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