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탁월한 전기적 특성으로 '꿈의 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을 이용해 고성능, 고효율, 경량화된 새로운 개념의 케이블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그래핀은 강철보다 100배 강하면서 유연하고 뛰어난 물리적 특성으로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는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하 융기원) 그래핀융합기술연구센터 홍병희 교수팀은 KIST 전북분원 양자응용복합소재연구센터 배수강 박사팀, 융기원 입주기업 그래핀스퀘어와 공동연구를 통해 그래핀이 들어간 초고강도 고성능 전선 제조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홍병희 융기원 교수팀은 지난해 11월 KIST 양자응용복합소재연구센터, 그래핀스퀘어 두 기관과 그래핀 융합기술 산학연 공동개발을 위해 삼자 간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공동연구팀은 화학증기증착법(CVD)을 활용해 그래핀 섬유를 먼저 합성했다. 이를 전기분해 원리를 이용해 그래핀 섬유 표면에 얇은 구리 막을 입혀 전선 형태 그래핀-금속 복합구조체를 제조했다.
그래핀-금속 복합구조체 전선은 기존 구리전선 대비 2배 이상 기계적 강도와 10배 이상 최대 허용 전류량을 확보했다. 개발된 전선은 고효율 전력전송선뿐 아니라 핵심 자동차부품인 하네스 케이블(차량용 배선)과 고성능전기모터 고성능화·경량화에도 활용 가능하다.
그래핀-구리금속 복합전선은 기계적인 특성과 전기적 특성을 개선한 케이블 전선 기술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큰 의의가 있다. 향후 항공우주 및 웨어러블 분야에도 다양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홍병희 서울대 교수는 “최근 구글로부터 그래핀을 이용한 전력전송선 개발에 대해 문의 받은 경험이 있다”며 “그래핀-구리 복합전선을 상용화한다면 180조에 이르는 세계 케이블 전선시장에 지각변동을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배수강 KIST 박사는 “고성능 그래핀-금속 복합구조체 전선은 고품질 다층 그래핀을 합성하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래핀 특성과 구리전선 장점을 융합해 고출력 전력전송과 경량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 지원으로 KIST 기관고유사업과 한국연구재단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나노재료 분야 권위지인 ACS Nano 최신호에 게재됐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