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하락과 국제유가 보합에도 지난달 수입물가가 상승했다. 전기로 원재료 수입물가가 5배 상승한 특이요인 때문이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3월 수출입물가지수'를 보면 올해 3월 수입물가지수는 83.94(2010=100·원화 기준)로 전달보다 0.5%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올해 1월부터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수입물가의 척도를 좌우하는 원·달러 환율이나 국제유가 움직임과 이례적으로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달 평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71.89원으로 한 달 전보다 0.7%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수입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국제유가도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배럴당 62.74달러로 전달(62.72달러)과 유사했다.
한은 관계자는 "탄소전극및흑연전극 수입물가가 한 달 전보다 495.7% 오른 특이요인 때문에 수입물가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탄소전극및흑연전극은 전기로 원재료로 활용되는 품목이다. 최근 환경 기준을 강화하는 중국에서 오염 물질을 덜 배출하는 전기로를 만들기 위해 탄소전극및흑연전극 수요가 늘어나며 가격이 뛴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원재료 수입물가는 유연탄 등 광산품 하락으로 0.2% 내렸다. 다만 옥수수 수입물가(6.0%)는 주요 원산지인 남미 지역 가뭄으로 올랐다.
중간재에선 전기 및 전자기기 등이 오르며 전월 대비 1.3% 상승했다. 탄소전극및흑연전극이 전기 및 전자기기, 중간재에 포함된다. 자본재나 소비재 수입물가는 각각 0.3%, 0.6% 하락했다.
수출물가지수는 84.27로 한 달 전보다 0.9% 하락했다.
수출물가지수는 작년 11월∼올해 1월 내리 하락하다가 2월 1.0%로 반등했으나 다시 하락 전환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 탓이다. 농림수산품 수출물가가 전월 대비 1.6% 올랐다. 그중에서도 냉동수산물(1.8%)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공산품은 0.9% 하락했다.
환율 영향을 제거한 계약통화(실제 계약할 때 쓰인 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한 달 전보다 1.0% 올랐다. 수출물가는 0.2% 하락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