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의 선공이 통할 것인가, SKC의 후공이 주효할 것인가.'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C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투명 폴리이미드(PI) 사업에서 상반된 전략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양사는 시장 공략 시점을 달리 잡고 있을 뿐 아니라 투명 PI 사업의 중요 요소인 필름 가공에 있어서도 반대의 전략을 보여 대조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투명 PI 개화 시점은 2018년? 2019년?
양사는 먼저 투명 PI 양산 시점을 달리 잡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해, SKC는 내년 양산이 목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6년 8월 설비 투자를 단행해 이달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반면에 SKC는 작년 말 투자를 결정, 2019년 7월까지 설비를 갖추고 10월 양산을 목표하고 있다.
양산 시점에 1년 정도 차이가 생긴 건 시장에 대한 접근법이 달라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공격 투자를 통한 시장 선점에 방점을 뒀지만 SKC는 시장 활성화를 기다리는 신중론에 가깝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6년 8월 양산 투자를 결정하면서 “세계 최초로 투명 PI 양산 투자를 결정한 건 신기술을 통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조기에 선점하고,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해 가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투명 PI필름 생산이 시작되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차세대 폰으로 준비하고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SKC는 2019년이 적기란 판단이다. 초기 시장에 미리 진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SKC는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기 시장은 2019~2020년 사이에 본격화하고 2022년 5100만대가량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2019년 하반기가 사업의 적기”라고 주장했다.
◇코팅, 따로 또는 같이
투명 PI는 폴더블 스마트폰 윈도 커버 소재로 꼽힌다. 현재 스마트폰 윈도 커버로 사용되는 유리는 접을 수 없는 단점 때문에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투명 PI가 관심을 시장의 주목을 받는 이유이자 코오롱인더스트리, SKC, 스미토모화학 등이 개발에 나서는 배경이다.
그런데 윈도 커버의 핵심 역할은 외부 충격으로부터 디스플레이를 보호하는 데 있다. 이는 투명 PI필름을 어떻게 코팅하는지가 문제다. 충격을 흡수하면서 흠집이 나지 않고 동시에 수만법 구부려도 변형이 없는 고경도 필름을 특수 코팅을 통해 만들어야 한다.
코팅이 투명 PI 상품화에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데,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C는 코팅에 있어서도 서로 다른 접근법을 택했다. SKC는 코팅까지 내재화를 추진한 반면에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자체 코팅보다 전문 업체와 협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코팅 전문 업체에 필름을 공급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단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코팅까지 요구하는 고객도 많고 향후 가격이 중요한 변수가 될 때를 대비해 자체 개발과 생산기술 확보를 동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C는 투명 PI필름을 고경도 코팅 작업으로 가공하는 일을 SKC하이테크앤마케팅(HT&M)에 맡길 예정이다. 하이테크앤마케팅은 지난해 SKC가 100% 자회사로 흡수한 광학필름 가공 전문기업이다. SKC가 다우케미칼로부터 SKC하스디스플레이필름 지분 51%를 약 800억원에 인수한 뒤, 사명을 SKC하이테크앤마케팅으로 바꿨다. 코팅을 내재화한 것이다.
양사의 승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연내 폴더블 스마트폰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 폴더블폰에 들어갈 투명 PI 공급권을 누가 따낼지, 또 폴더블폰을 시작으로 본격 개화될 투명 PI 시장의 수확을 어떤 기업이 거둘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C 투명 PI 사업 비교>
(자료: 양사)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