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인공지능(AI)연구소를 설립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산운용업계는 블랙록 랩(LAB) 설립을 계기로 머신러닝이 금융투자업에 어떤 혁신을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운용자산만 6000조가 넘는 세계최대 자산운용사다.
블랙록의 기술부문을 총괄하는 롭 골드스타인은 “(기술)팀을 강화하고, 기술 혁신이 가져올 이익을 회사 전체와 우리 고객에게 전달하려는 노력을 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AI는 최근 컴퓨터 성능 강화와 디지털데이터 확장으로 인해 머신러닝 및 자연어처리와 같은 분야를 새롭게 열면서 산업 전체에 화두가 되고 있다.
자산관리업계에서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 펀드매니저의 성과를 향상시키거나 비용을 절감하고, 고객지원 업무 자동화 차원에서 AI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일본 정부의 연기금 관리당국은 최근 AI가 궁극적으로 인간 자산관리자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골드스타인은 FT와 인터뷰에서 “AI는 과대 선전을 벌이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기술이 이미 현실이 되고 있고 세계를 변화시키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못 박았다.
블랙록은 오랫동안 투자 분야에서 최첨단 기술을 연구해왔다. AI 연구소 설립이나 '데이터 사이언스 코어'부문 추진 등은 자사의 '테크 2020'계획의 일환이다.
블랙록은 이미 회사 웹사이트 트래픽을 회사의 향후 성장을 나타내는 지표로 분석하고 있다. 또 임직원의 텍스트를 분석해 회사의 성장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지 또는 부정적인지 징후를 찾아 수입을 예측하기도 한다.
블랙록 랩은 2013년부터 블랙록의 컨설팅을 해온 스티븐 보이드 스탠포드대 교수가 이끌 예정이다. 헤지펀드 밀레니엄 매니지먼트의 수석 데이터분석 담당자인 셰리 마커스와 뉴스코퍼레이션 레이첼 슈트가 주도한다.
인공지능 랩은 지난 2013년부터 블랙록의 고문 역할을 맡아온 스티븐 보이드 스탠퍼드대 교수가 이끌게 되며 데이터 사이언스 센터는 헤지펀드 밀레니엄 매니지먼트에서 최고 데이터 분석 책임자를 담당한 마커스가 주도한다.
골드스타인은 “사람들이 AI라는 용어를 들을 때 세계를 점령하는 로봇을 종종 생각하지만, 우리가 하는 것은 일의 효율성을 높이는 일”이라며 “우리 사업의 모든 부분은 이런 기능으로 보강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