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0일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공식 방한 중인 보루트 파호르 슬로베니아 대통령과 오찬을 겸한 정상회담을 갖고 △한-슬로베니아 양국관계 △교역·투자 및 물류 분야 실질협력 증진 △대북정책 공조 △양국 간 인적교류 확대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먼저 문 대통령은 슬로베니아의 민주화 개혁과 경제 발전을 주도해온 파호르 대통령이 올림픽을 계기로 공식 방한해준 것을 환영했다. 1992년 수교 이래 슬로베니아 대통령의 첫 공식 방한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을 처음 방문한 파호르 대통령에게 “최초로 공식 방한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지난 10년간 한-슬로베니아 교역이 20배 이상 대폭 증가한 점에 주목하고, 제조업·의약품 등 미래성장 분야에서의 투자 협력이 증대되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 또 우리 자동차 및 철강 기업들의 중·동 유럽 진출 관문인 코페르(Koper)항을 통한 해운, 육로 수송 등 물류협력 증진도 약속했다. 코페르항은 아드리아해 지역 최대 항구로, 연간 물동량이 2300만톤에 이른다. 코페르항을 통한 한-슬로베니아간 물류 이동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89만톤이다.
아울러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 계기로 '한-슬로베니아 사회보장협정'에 서명했다. 양국 파견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상대국 연금보험료 납부를 5년간 면제하고, 양국 연금 가입 기간을 합산해 연금수급권을 보장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통해 양국 간 인적·경제적 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또 파호르 대통령의 재선 사실을 언급하며 “대통령과 저의 임기가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우리 두 사람의 재임 기간 동안 함께 마음을 모아 양국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문 대통령은 그간 슬로베니아 정부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적극 지지해준 데 감사를 표했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간 대화와 화해 분위기가 올림픽 이후에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 여건 조성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협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