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공헌한 '온라인 사업 부문의 깜짝 놀랄만한 발표'가 실체를 드러냈다. 전자상거래 사업에 국내 최대 규모인 1조원 이상 유치해 본격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 그동안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구분한 온라인 사업부를 통합, 연내 온라인 쇼핑 사업을 전담할 법인을 설립해 그룹 핵심 유통 채널로 육성한다.
신세계그룹은 26일 외국계 투자운용사 2곳과 각각 이커머스 사업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 유치를 골자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고 밝혔다.
'비알브이(BRV) 캐피탈 매니지먼트'와 '어피너티 에쿼티 파트너스'는 앞으로 신세계그룹 온라인 사업 신규 법인에 1조원 이상 투자를 추진한다. 양사는 신세계그룹 온라인 사업 성장세와 향후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은 지난해 각각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전년 대비 24%가 넘는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지난 2014년 SSG닷컴 출범 이후 신세계그룹 온라인 쇼핑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최대 32% 성장을 기록하는 등 매년 두 자릿 수 이상 매출이 상승했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나뉜 온라인 사업부를 물적분할 후 합병, 전자상거래 사업을 전담할 신설 법인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그룹 온라인 유통 통합 플랫폼 SSG닷컴을 구축했지만 신세계몰과 이마트몰이 인적·물적으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구분돼 시너지를 내기 어려웠다.
신세계그룹은 그룹 내 온라인 사업부를 한데 모은 이커머스 업체를 설립하고 통합 투자를 단행한다. 의사 결정 체계를 단일화하면서 국내 대표 온라인 유통 사업자로 성장하기 위한 조직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SK플래닛 11번가를 비롯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상위 사업자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연 거래액이 수조원에 달하는 유력 사업자를 품에 안으면서 단숨에 시장 주도권을 잡는 전략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8월 스타필드 고양 오픈 기념식에서 “11번가 인수를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각 인수 대상 기업의 향후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한 결과 자체 법인을 구축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신세계그룹이 신설하는 전자상거래 사업 법인은 연내 출범을 목표로 삼았다. 신세계그룹은 오는 2023년까지 신설 법인에서 연 매출 10조원을 달성해 그룹의 핵심 유통 채널로 육성할 계획이다.
최우정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총괄 부사장은 “신세계그룹 온라인 사업 성과와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데 투자사들이 공감해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면서 “연내 출범하는 온라인 사업 법인의 법인명, 조직 구성 등 세부 사항은 추가 준비 과정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