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수출 1000억달러, 가능한가. 결론은 '가능하다'다. 더 늦기 전에 꼭 해야만 한다. '왜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60년 전 경부고속도로가 왜 필요했는가'라는 똑같은 질문으로 답변을 대신한다.
방법은 첫째 국가 마스터플랜 수립, 둘째 SW에 맞는 공정 경쟁 체제 수립, 셋째 성공 사례 육성이다.
100년 후 미래를 설계하려면 최소한 100년 전 과거를 알아야 한다. 가깝게 30년 후 미래를 설계하려면 적어도 30년 전 과거를 연구해야 한다.
좋든 싫든 우리는 미국 산업화를 따라가고 있다. 30년 전 미국 주력 산업은 철강·자동차·석유화학 산업, 즉 카네기·포드·록펠러에서 지금 애플·아마존·구글로 바뀌었다. 현재 한국 대표 산업이 아직도 철강, 자동차, 석유화학에서 30년 후 미래를 예측해 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20년 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 환란 당시 한국 증시에 상장된 모든 기업의 시가 총액은 약 800억달러였다. 수출 2500억달러에 수입 2300억달러, 즉 200억달러의 경상이익을 내기 위해 전 국민이 온 힘을 다했다. 수많은 산업 재해와 환경 파괴도 있었다. 당시 시가 총액 기준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는 3500억달러였고, 설립한지 몇 년 안 된 야후마저 1000억달러가 넘었다. SW로 1000억달러 수출을 해야만 한다는 결론을 내린 이유다.
IMF 이후 20년 동안 SW 1000억달러 수출의 중요성을 나름대로 역설했지만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돌아오는 얘기는 3D냐 4D냐 하는 자조 섞인 말뿐이었다. 4D는 드림리스라 한다. 35년 동안 SW만 한 우물을 판 입장에서 여러모로 후배에게 미안할 뿐이다.
최근 2014년에 36억달러, 2015년에 60억달러를 각각 달성했다고 한다. 과거 20년 동안의 실적이다. 앞으로 몇 년 더 있어야 1000억달러 수출이 가능할까. 희망이 안 보인다. 정부의 의지가 약해 보인다. 미래가 걱정된다. SW는 항상 뒷전이다. 숫자가 작아서 열심히 일해도 표가 나지 않는다. 실적에서 항상 뒤처진다. 관심이 적을 수밖에 없고 늘 천덕꾸러기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20년 이상 SW 개발을 했건만 아직도 재무제표와 부동산만이 회사 가치 전부이다. 생명과 같은 SW 가치는 제로다.
구체화하면 SW 1000억달러 수출 방법은 얼마든지 모색해 볼 수 있고, 또한 가능하다.
첫째 너무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빨리 SW 마스터플랜을 만들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앞으로 20년 동안 목표 1000억달러 마스터플랜을 세워서 꾸준히 계획 및 실행하고, 평가해야 한다. 정권 때마다 평균 250억달러 목표가 생겨지면 구호뿐이 아닌 실질 및 구체화한 방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구호 위주의 정성 정책보다 실적 위주의 정량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연구 단체 또는 언론이 모니터링하고, 끊어지는 맥을 이어 가고 선도하면 된다.
둘째 SW에 걸맞은 공정 경쟁 체제를 조성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SW를 개발해도 판로는 상상외로 어렵다. 어느 정도 자생력을 갖추기 전까지 시범 사업과 본 사업을 통한 판로의 창구가 열려 있어야 하지만 길은 없다. 현재의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입찰 제도' 체제 아래에서는 불가능하다. 동전 던지기 식 적격 심사 방식에서 우선 협상 제도는 개발사를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제안 평가 방식의 기술 평가 역시 짧은 임기의 평가위원이 절대 결정권을 행사하고 최저가 제도 등 SW에는 다분히 맞지 않는 현행 입찰 제도는 거의 혁신 수준으로 개선해야 한다.
셋째 성공 사례는 미지근하게 발굴하기보다 적극 육성해야 한다. 중국 알리바바나 알리페이의 성공 사례를 보고 중관촌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성공 사례를 보고 세계 수재들이 몰려든다. 얼마 안 되는 개발 자금 지원이 전부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PC 몇 대 살 자금조차 없던 시절을 생각하면 안 된다. 판매할 수 있는 시장과 성공 사례가 눈앞에 현실로 보여야 한다. 꿈과 희망이 보여야 한다. 미래가 보여야 한다. 10년 뒤에도 '아직 왜'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무성 엠엘소프트 대표 musso@mlsof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