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아틱에 빅스비 탑재한다…AI 플랫폼 '대공세'

내달 '아틱 빅스비' 솔루션 출시...아마존보다 취약한 생태계 경쟁력 끌어올리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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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빅스비 플랫폼.

삼성전자가 사물인터넷(IoT) 개발 보드 아틱(Artik) 시리즈에 인공지능(AI) 플랫폼 빅스비를 탑재한다.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 개발자를 아우르는 생태계를 조성해 'AI 플랫폼'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삼성 빅스비는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 등에 비해 생태계 경쟁력에서 뒤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AI 플랫폼까지 탑재한 아틱은 기존의 IoT 개발 보드보다 시장 경쟁력 확보가 용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틱이 많이 팔리면 빅스비 생태계도 함께 넓어진다. 삼성전자는 아틱과 빅스비 생태계 확대로 관련 부품과 전자기기 판매 실적을 끌어올리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는 이르면 다음 달 '아틱 빅스비' 솔루션을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전자기기 개발자 또는 외부 제조업체가 아틱으로 빅스비 기술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아틱은 국내외 대학에서 전자공학 부문 교육 기자재로 활용 폭을 넓히고 있다. 아틱 빅스비 솔루션 출시는 '예비 사업가'인 전자공학도들이 빅스비를 체험할 수 있게끔 기회를 열어 주는 의미도 있다. 삼성은 이를 위해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에 빅스비 서비스를 올려 아틱과 연동하고 있다.

아틱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메모리, 커넥티비티칩, 센서 등이 탑재된 HW 개발 보드다. 아틱 사업은 반도체사업부가 있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산하 조직인 미국 삼성전략혁신센터(SSIC)가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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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아틱 개발보드.

아틱을 활용하면 IoT 제품과 서비스를 쉽게 개발할 수 있다. 경쟁 제품으로는 아두이노, 라즈베리파이 등이 있다. 아틱 빅스비 솔루션 HW에는 음성 인식을 지원하기 위해 노이즈캔슬링과 마이크 입력 등 다양한 음성 전처리 기술을 내장한 신규 칩이 추가로 탑재된다.

빅스비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AI 음성 인식 플랫폼이다. 올해 출시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에 탑재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AI 시장 선점을 위해 빅스비를 적극 밀고 있다. TV와 냉장고 등 삼성전자가 내놓는 모든 소비자 제품에 빅스비를 적용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지난해 10월 인수한 비브랩스 기술을 융합, 빅스비 2.0도 최근 공개했다. 비브랩스는 애플 시리 개발진이 창업한 회사다. 빅스비 2.0은 학습 기능을 탑재해 더욱 정교한 AI 성능을 구현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아틱에 빅스비를 적용하는 것은 해당 플랫폼을 외부 업체에 널리 개방하겠다는 신호탄”이라면서 “세계 각국의 소규모 전자제품 업체 또는 개인 개발자가 삼성 HW와 SW 플랫폼으로 AI 가전제품 등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구글, 아마존 플랫폼과 비교해 개발자 생태계가 취약하던 빅스비 플랫폼이 이번 결정으로 크게 확장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AI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최근 조직 개편에서 AI 관련 연구 조직을 대폭 재정비했다. 소비자가전(CE) 부문 DMC연구소와 IT·모바일(IM) 부문 소프트웨어센터를 삼성리서치로 통합하고 산하에 AI 센터를 신설했다. 최근에는 대화형 AI 기술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 플런티를 인수했다. 플런티는 2015년 1월 다음(현 카카오) 데이터 분석가 출신인 김강학 대표가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기계학습과 자연어 처리 기술력을 갖췄다.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 텍스트 질문에 적절한 답을 추천하는 채팅 로봇 프로그램 '플런티 ai'가 대표 서비스다. 빅스비 성능 개선과 AI 사업 확대를 위해 이 같은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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