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윤종규-허인 투톱 체제...조직 혁신 '지주 사장직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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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주주총회에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연임과 허인 KB국민은행장 선임이 최종 확정됐다. 어려운 금융 환경에서 KB금융을 잘 이끌어 왔다는 주주들의 판단이 작용했다. 일명 '윤(종규)-허(인)' 2기가 공식 출범하면서 조직 쇄신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사 최초의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 건은 부결됐다.

20일 KB금융지주는 여의도 본점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윤 회장 재선임을 확정했다. 이로써 윤 회장은 앞으로 3년 동안 KB금융을 다시 이끌게 됐다.

윤 회장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3년 외환은행에 행원으로 입사했다가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 등을 역임했다. 2014년 내부 갈등으로 불거진 'KB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이례로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해 왔다.

윤 회장은 재임 기간에 좋은 경영 성과를 거뒀다. 이에 앞서 9월 26일 열린 KB금융 이사회 확대 지배구조위위원회에서 위원 만장일치로 연임이 내정됐다.

윤 회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 산업에서 KB금융그룹은 대표 종합 금융그룹으로 발돋움했다”면서 “앞으로 아시아 선도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 비은행 역량 강화, 디지털 혁명 대응 등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허인 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의 국민은행장 선임도 확정됐다. 임기는 총 2년이다.

허 행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장기신용은행에 입사한 뒤 국민은행 대기업부 부장, 여신심사본부 집행본부장, 경영기획그룹 대표 등을 거치는 등 경영 일선을 두루 경험했다.

윤 회장은 사전의결권 주식수(76.62%) 가운데 98.85%, 허 내정자는 사전의결권 주식수(76.22%)의 99.85% 찬성으로 정족수를 넘겨 현장 표결은 생략되고 원안대로 승인됐다.

한편 관심을 끈 주주 제안의 하승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부결로 마무리됐다. 안건 표결을 앞두고 주주 제안자 측의 사전의결권 적절성 확인 요구로 약 한 시간 정회됐다.

하승수 변호사 사외이사 선임건은 투표 결과 찬성률이 의결권 있는 발행 주식 총수 대비 13.73%, 출석 주식수 대비 17.73%로 부결됐다. 가결 요건은 주식수 25% 이상 주주 참석, 참석 주주 50% 이상 찬성 시 가결된다. 정관 변경에 관한 건도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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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회장의 2기 출범에 따라 조직 쇄신도 단행된다.

일단 지주사 사장직을 없앤다. 계열사 사장단 임기가 대부분 연말에 만료되기 때문에 대규모 인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지주는 김옥찬 사장의 임기가 이날 만료되면서 후임 사장을 뽑지 않고 사장직을 폐지하기로 했다. 계열사 사장단 인사는 다음 달 중순 이후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윤경은·전병조 KB증권 대표, 윤웅원 KB국민카드 대표, 신용길 KB생명보험 대표, 김영만 KB저축은행 대표, 정순일 KB부동산신탁 대표, 박충선 KB인베스트먼트 대표, 김해경 KB신용정보 대표 등의 임기는 연말까지다.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와 박지우 KB캐피탈 대표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또 KB금융지주의 김기헌·이동철·박정림·전귀상 부사장 모두 올해 말 임기가 끝난다. 이에 따라서 인사 폭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