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국내 기업의 해외 에너지·스마트시티 사업 진출을 위해 오는 2022년까지 '글로벌인프라펀드' 1억달러를 추가 조성한다. 인도네시아 바탐의 '에너지 자립 섬 사업'에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전수하고, 아세안 국가 스마트시티 건설에 우리 기업의 참여를 지원한다.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자유화와 기술공유·직업훈련 등을 통한 양측 중소기업 성장 지원 등을 포함하는 '한-아세안(ASEAN) 미래공동체' 구상도 밝혔다.
◇文, 신성장동력 해외 판로 개척 강조
문재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각) 오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기업투자서밋(ABIS)에서 상생의 경제협력을 강조하며 우리나라와 아세안 국가가 협력할 수 있는 4대 중점협력 분야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고속 철도 건설 등 교통 △발전소 건설 및 신재생에너지 협력 △수자원 관리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스마트 정보통신 분야다.
문 대통령은 에너지와 정보통신 산업 협력에 무게중심을 두고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문 대통령은 “파리기후변화협정 당사국인 아세안과 한국은 에너지 분야에서 더 많이 협력할 수 있다”며 “인도네시아 바탐의 '에너지 자립 섬 사업'은 신재생에너지 협력의 미래를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도네시아 에너지 사업은 현재 LG CNS가 현지 바탐전력공사와 함께 사업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 LG CNS는 울릉도 친환경에너지 자립 섬 사업에서 얻은 경험과 기술을 전수할 계획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바탐 에너지 사업은 총 900억원 규모로 국내 기업과의 계약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정보통신 인프라를 토대로 지능정보화와 산업 스마트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될 5세대(5G) 이동통신망과 싱가포르 스마트네이션 건설 참여 등 스마트시티 사업 지원 의지도 피력했다.
지난 8월 문 대통령은 정부부처 업무보고에서 “스마트시티는 미래형 신도시이자 신성장동력의 핵심 플랫폼이 될 수 있다”며 “우리나라가 보유한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으로 충분히 해볼 만한 과제”라고 말한 바 있다.
4대 중점 협력분야 지원을 위해 문 대통령은 글로벌인프라펀드에 2022년까지 1억 달러를 추가 조성하기로 했다. 글로벌인프라펀드는 국내 기업의 해외 인프라사업을 돕기 위해 민관이 공동 구성한 펀드다.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협력기금 출연규모도 2019년까지 현재의 두 배 수준인 연간 1400만 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태호 청와대 통상비서관은 “현재 글로벌인프라펀드는 3730억원 수준으로, 여기에 5년간 순차적으로 1억달러를 추가 조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아세안 정상회의, '미래공동체 구상' 발표
문 대통령은 이어서 열린 제19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아세안 관계 발전 청사진으로 '미래공동체 구상'을 제시했다. 한국과 아세안이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사람 중심의 평화공동체'를 만들어 나갈 것을 제안했다. 아세안이 우리 '외교지평 확대'의 핵심 협력파트너임을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이 국민 의견을 존중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으며, 나아가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국민외교'를 전개해 나가자고 했다. 이와 관련해 △금년 9월 부산에 개원한 아세안 문화원 등을 중심으로 양방향 문화 교류를 강화하고 △정부를 넘어 지방자치단체·재계·학계·시민사회 등으로 교류·협력 참여자를 확대하며 △차세대 청년 교류를 중점적으로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외교의 지속 발전을 위해서는 양측 국민이 상호 교류·협력 혜택을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양측이 아세안 연계성 증진과 한-아세안 FTA 추가자유화 등을 통해 사람과 물자가 자유롭게 교류하는 '열린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자고 했다. 또 한-메콩 협력 등을 통해 모든 나라가 고르게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한-메콩 협력기금을 현재의 세 배 규모로 대폭 확대한다.
이와 함께 기술공유와 직업훈련 등을 통해 양측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 실현을 위해서는 굳건한 안보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아세안이 서로의 안보 우려를 함께 고민하고, 협력 범위를 확대해 '국민 모두가 안전한 공동체'를 구현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이끌어 내어 평화적인 해결에 이를 수 있도록 아세안 회원국이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아세안 정상은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 위협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아세안 차원의 단합된 북핵 불용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우리 정부의 남북 관계 개선 및 한반도에서의 항구적인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에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지난 5월 아세안 특사 파견 등에서 나타난 우리 정부의 아세안 중시 기조를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이 제시한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에 대해서도 큰 기대감을 보였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날 아세안 정상은 '아세안 연계성 마스터플랜(MPAC) 2025' 및 '제3차 아세안 통합 이니셔티브(IAI) 작업 계획'에 대한 한국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윤순구 외교부 남아태차관보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정치, 안보, 경제, 인적자원 개발, 문화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사업을 평가하고, 미래 협력 방향에 대해서 협의했다”며 “현 정부 들어 첫 참석인 만큼 대(對)아세안 정책 구상을 직접 소개하고 이에 대한 아세안 측의 공감대와 지지를 확보한 데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마닐라(필리핀)=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