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레이저리프트오프(LLO) 장비를 엑시머 레이저(Excimer Laser) 방식에서 다이오드펌핑고체레이저(DPSS) 방식으로 교체했다. 이에 따라 AP시스템이 기존 LLO 장비를 단독 납품해왔으나 새롭게 필옵틱스가 추가돼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했다. 올해 A3 라인에 투자한 LLO 장비 대부분 물량을 DPSS 방식으로 채운 것으로 파악된다. AP시스템도 DPSS 방식을 개발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투자한 A3 라인 대부분에 DPSS 방식 LLO 장비를 갖췄다. 기술방식이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주력 공급사가 AP시스템에서 필옵틱스로 이동했다.
LLO 장비는 유리 소재의 캐리어 글라스에 폴리이미드(PI) 용액을 코팅한 뒤 이를 분리할 때 사용하는 장비다. 기존 액정표시장치(LCD)에 없는 새로운 공정이다. 글라스에서 필름을 떼어낼 때 필름이 손상되면 안 되고 특성 변화 없이 깨끗하게 떨어져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6세대 플렉시블 OLED를 가장 먼저 상용화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초기에 엑시머 방식을 LLO 핵심 레이저 소스로 채택했다. AP시스템은 미국 코히런트로부터 엑시머 레이저 소스를 수입해 장비를 공급했다.
올해는 엑시머 방식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유지관리가 쉬운 DPSS 방식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1개 라인당 필요한 장비 대수를 줄일 수 있고 무엇보다 유지관리가 쉽다.
필옵틱스는 DPSS 레이저 소스를 독일 트럼프로부터 공급받는다. 장비 구성에 필요한 광학계를 자체 기술로 구성해 유지관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였다.
실제로 DPSS 방식 LLO 장비를 공급하는 필옵틱스가 작년과 올해 삼성디스플레이 납품 실적을 크게 확대했다. 시장에서는 필옵틱스가 작년 삼성디스플레이가 구매한 LLO 비중의 약 70%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발주 물량은 거의 전량을 필옵틱스가 점유한 것으로 보인다.
필옵틱스는 주요 고객사에서 납품 비중을 높인 데 힘입어 매출이 2015년 607억원에서 2016년 1827억원으로 약 3배 이상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82억원 적자에서 156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필옵틱스가 약 3000억원 매출과 300억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한다고 추정했다.
경쟁사인 AP시스템은 해외로 타깃을 옮겨 바뀐 시장 변화에 대응했다. 6세대 플렉시블 OLED에 투자하는 중국 패널 제조사를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후발주자에 시장을 내줬지만 레이저결정화(ELA) 장비의 시장 지배력이 여전히 공고하고 후공정용 라미네이션 장비를 새로 공급하고 있어 전체 실적에 큰 영향은 없어 보인다.
필옵틱스도 국내외 사업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신규 공장(가칭 A5) 투자를 결정하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국 사업 확대에도 시동을 걸었다. 지난 9월 중국 GVO와 600만달러(약 67억원) 규모 공급계약을 맺었다.
필옵틱스는 LLO 장비 외에 여러 신규사업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경기도 오산시에 신사옥을 마련키로 했다. 내년 2월 신사옥을 착공하고 12월 이전을 목표로 잡았다.
필옵틱스 관계자는 “전방산업 성장과 장비 제품군이 다양해져 중장기 생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4개 공장으로 분산된 사업장을 오산 신사옥으로 통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