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4년간 미국에서 최대 5000억달러(약 700조원) 규모 인공지능(AI)에 필요한 하드웨어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14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AI에 필요한 하드웨어 생산을 위해 100만 평방피트(9만3000㎡) 이상의 제조 공간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AI 인프라 생산은 협력사와 함께 추진한다. 엔비디아는 최신 AI 반도체 칩 블랙웰을 이미 애리조나 피닉스에 있는 TSMC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고, 앰코테크놀로지 등과 패키징 및 테스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텍사스에서는 폭스콘, 위스트론과 함께 슈퍼컴퓨터 제조 공장을 건설 중으로, 향후 12∼15개월 안에 대량 생산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이같은 행보가 미국 내에서만 제조되는 AI 슈퍼컴퓨터의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슈퍼컴퓨터는 AI 연산을 처리하는 데이터센터에 사용된다.
또 제조 시설 설계와 운영을 위해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 디지털 트윈 공장을 만들고, 맞춤형 자동화를 위한 로봇도 자체 제작할 예정이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내 제조 역량을 확대해 AI 칩과 슈퍼컴퓨터에 대한 증가하는 수요를 맞추고 공급망을 강화하며, 회복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교역국을 대상으로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가운데 나왔다. 엔비디아 역시 관세 정책에 대응, 각종 AI 인프라 생산을 미국으로 돌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