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수출형 연구로 K-사이언스 선도] <5>광음향 내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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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모 교수(왼쪽 두번째)와 연구진이 광음향 내시경 시험모델 개발과 적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정무영)은 에너지, 소재 기초 원천 연구개발(R&D) 성과뿐만 아니라 헬스케어·바이오 등 의과학 분야에서도 다양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 가운데 '광음향 내시경술' 기술을 차세대 의료 진단 시장을 겨냥한 수출형 연구 브랜드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내시경은 의료기기 시장에서 엑스레이, 초음파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를 차지한다. 자기공명영상(MRI)보다 크다.

내시경과 초음파 기술 및 제품 통합 시장 규모는 전체의 3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적용 분야도 기술 발달에 따라 기존 특정 신체 부위의 관찰 수준을 넘어 조직 정밀 진단, 샘플 채취, 시술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UNIST가 '광음향 내시경'을 수출형 연구 브랜드로 선정한 배경이다.

광음향은 물질이 파장 형태의 빛을 흡수할 때 그 에너지가 초음파로 변환되는 현상을 말한다.

광음향 내시경은 이러한 광음향 현상을 이용, 생체에 레이저 펄스를 쏘아 발생하는 온도 변화(초음파)를 영상으로 파악해 활용하는 기술이다. 기존 초음파 내시경의 한계를 넘어 진단 기술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는 생체 영상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초음파 내시경술(EUS)은 현재 상용화된 유일한 비파괴 영상 단층 촬영 기술로, 인체 장기의 해부학 구조와 병변의 침윤 깊이 등 여러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췌장암 진단 분야에서 독자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EUS는 초음파 영상 한계로 영상 이미지의 해상도가 낮고 궁극으로 병변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문제를 안고 있다.

광음향 내시경술(PAE)은 광음향 효과를 이용,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PAE는 색상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인체 내부의 10㎝ 이상 깊이까지 진단, 인체 조직의 해부학·기능·분자 정보까지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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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자연과학부 학생이 레이저 펄스를 이용한 광음향 효과를 시험하고 있다.

특히 광흡수율이 높은 혈액에 적용하면 더욱 선명한 혈액 영상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림프, 신경 등 미세 구조의 인체 구성 물질 영상화 가능성도 짙다. 광음향 영상은 음파의 단순한 반사 현상을 활용한 초음파와 달리 '광 흡수' 원리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동맥과 정맥의 성분 차이를 토대로 레이저 파장을 조절하면 대비되는 영상을 확보할 수 있고, 산소 포화도를 토대로 관찰하면 조직별 대사율도 측정할 수 있다.

UNIST의 광음향 내시경 연구 브랜드 선도자는 양준모 자연과학부 교수다.

양 교수는 2009년에 개념 차원의 PAE를 이론으로 정립, 광학 및 레이저 분야의 권위지 '옵틱 레터스'에 게재했다. 2012년에는 기존의 EUS에다 PAE를 통합한 '광음향-초음파 융합 내시경술(PAE-EUS)'을 개발, PAE 상용화에 다가섰다.

양 교수는 광음향 내시경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상용화의 남은 과제는 현재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내시경 기기의 형태 및 크기에 맞추는 것이다.

UNIST는 올해 안에 현장 적용 광음향 내시경 시제품을 완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고려대 의대 소화기 내시경센터와 공동 임상 시험 계획도 세우고 있다.

양 교수는 “소화기 암 가운데 사망률이 가장 높은 췌장암에 적용, 진단 정확도를 대폭 높이는 것이 1차 목표”라면서 “다른 암 진단 및 치료 영역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사업화를 위한 벤처도 설립해 UNIST를 대표하는 영상 의료 기기 수출형 연구 브랜드로 만들겠다”며 의욕을 내비쳤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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