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수소' 핵심 부품은 수소와 산소를 쪼개는 수전해 설비 '전극'인데, 전극에 꼭 필요한 것이 고가의 이리듐 금속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 연구진이 기존보다 훨씬 적은 이리듐으로도 수전해 전극을 구현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오상록)은 박현서 수소·연료전지연구단 박사팀, 성영은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공동 연구팀이 이리듐 나노튜브(IrNT)를 그물망 구조로 배치해,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30일 밝혔다.

기존에는 이리듐을 나노입자 형태로 전극에 뿌려 사용했는데, 이 알갱이 사이에 빈틈이 있으면 전류 경로가 끊기고, 성능이 급격히 떨어졌다. 이리듐 사용량을 줄일 수 없었다.
연구팀은 알갱이 대신 튜브 형태로 발상을 바꿨다. 은 나노와이어를 틀 삼아, 그 위에 이리듐을 얇게 입힌 뒤 내부 은을 녹여 속이 빈 이리듐 나노튜브를 만들었다. 이 튜브들을 지지체 위에 쌓으면 나뭇가지가 얽히듯 그물망 구조가 형성된다. 나노튜브는 긴 몸체가 서로 연결돼 훨씬 적은 양으로도 전류가 끊기지 않고 흐를 수 있다.
기존 나노입자 전극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이리듐이 1㎠ 면적당 350마이크로그램(㎍) 이상 필요했지만, 나노튜브 전극은 31.3㎍만으로도 같은 수준의 전기적 연결이 가능했다.
또 연구팀은 40일 장기 구동 시험으로 전극이 어떻게 망가지는지 단계별로 확인하고, 성능·수명을 동시에 만족하는 이리듐 적정 사용량을 수치로 제시했다. 이 조건에서는 30일 구동 후에도 초기 성능 대비 98.3% 수준 성능을 유지했다.
박현서 KIST 책임연구원은 “적은 이리듐으로도 고성능을 내는 것을 넘어, 실제 장기 구동에 필요한 구조적 조건까지 정량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저귀금속 수전해 전극의 상용화 설계 기준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과학 저널인 '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 and Energy' 최신 호에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