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려지던 낙엽이 폐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자원으로 탈바꿈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이 낙엽으로 생분해성 농업용 비닐을 개발했다.
KAIST는 명재욱 건설 및환 경공학과 교수팀이 낙엽을 활용해 땅속에서 분해되는 친환경 농업용 멀칭 필름(토양을 덮어 잡초를 억제하고 수분을 유지하는 농업용 비닐)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비식용 바이오매스인 낙엽을 고부가가치 기능성 소재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멀칭 필름은 잡초 성장을 억제하고 토양의 수분 유지에 필수인 자재다. 대부분 폴리에틸렌(석유 기반의 대표적인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사용 후 수거가 어렵고, 토양에 남은 잔여물이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해 환경을 오염시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낙엽에서 핵심 성분을 추출하기 위해 구연산과 염화콜린을 혼합한 수화 심층공융용매(DES: 친환경적이며 독성이 낮은 특수 용매)를 활용했다.
이를 통해 식물 세포벽에서 얻을 수 있는 나노셀룰로오스(강도가 높고 친환경적인 식물 유래 나노섬유)를 추출하고, 생분해성 고분자인 폴리비닐알코올(물에 녹고 자연 분해가 가능한 고분자 소재)과 결합해 복합 필름을 제작했다. 특히 모든 제조 공정을 유해한 유기용매 대신 물을 기반으로 수행해 친환경성을 더욱 높였다.
이렇게 개발된 '낙엽 필름'은 실제 농업 환경에서도 충분한 성능을 보였다. 실험 결과, 자외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했으며 토양의 수분 손실을 14일 동안 약 5% 수준으로 억제하는 보습 성능을 나타냈다. 또 이 필름을 적용해 재배한 호밀풀은 필름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보다 더 우수한 생장 상태를 보였다.
생분해 성능 역시 확인됐다. 토양 조건에서 실험한 결과, 개발된 필름은 약 115일 만에 34.4%가 분해되며 기존 생분해 필름보다 빠른 분해 속도를 보였다. 또 분해 과정에서 식물 독성(식물의 발아나 성장에 미치는 유해 영향)이 나타나지 않아, 호밀풀과 다채의 발아 및 초기 생장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명재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낙엽을 단순히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농업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기능성 소재로 전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식량 자원과 경쟁하지 않는 낙엽과 물 기반 공정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용 플라스틱 대체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화학 및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 '그린 케미스트리'에 2월 6일자로 게재됐고, 저널 커버 논문으로 선정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