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기 생태계 '활성화' 원년… 외산, 중견·중소 대거 가세

올해 확대 원년을 맞은 의류건조기 시장에 대기업부터 중견/중소, 외산 업체가 잇달아 출사표를 냈다. 소비자 선택지도 한층 늘어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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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쉬가 국내 총판 화인어프라이언스를 통해 건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초까지 총 6개 제조사가 건조기 시장에 진출한다. 외산업체 2곳, 중견업체 2곳, 중소업체 2곳이 가세할 예정이다.

외산 업체로는 유럽 가전제조사 보쉬와 블롬베르크가 국내 총판을 통해 건조기를 출시한다.

블롬베르크 국내 총판 신영에스디는 유명 배우 김수현을 앞세워 '김수현 건조기'로 인지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블롬베르크 건조기는 히트펌프 방식을 도입, 전기 히터 방식 대비 에너지를 50%나 절약한다.

유럽 내 가전 브랜드 1위를 차지하는 보쉬는 자체 브랜드로 승부한다. 화인어프라이언스는 저소음 성능을 탑재한 '보쉬300 시리즈'와 24인치 크기의 '보쉬 800' 시리즈를 곧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중견업체에서는 동부대우전자와 대유위니아가 시장 문을 두드린다. 동부대우전자는 빠르면 11월 말 자체 생산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중남미 시장에서 건조기를 판매한 전력이 있어 시장 진출이 용이하다.

대유위니아도 상업용 세탁기 및 건조기 사업을 교두보로 삼아 내년 초 가정용 건조기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냉장고로 유명한 코스텔과 주방가전 전문업체 매직쉐프도 전기식 의류건조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건조기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복합 생활가전 브랜드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건조기 시장은 올해 확대 원년을 맞았다. 날씨가 고온다습해지고 미세먼지가 증가하면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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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전기 건조기 이미지

업계는 올해 건조기 시장이 전년 대비 3~4배 성장해 1조원 규모까지 도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전자랜드에 따르면, 올해 여름 건조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배나 증가했다.

그간 LG전자와 린나이코리아가 주축을 이뤄온 시장에 올해 초 삼성전자를 필두로 다양한 업체가 가세했다. 현재 건조기 시장에 진출한 브랜드는 △대기업 2종(삼성, LG) △중견업체 1종(SK매직) △중소업체 3종(히츠, 헤스티아, 릴리 핸슨) △외산업체 5종(린나이, 밀레, 월풀(화이트나이트), 메이디, 베코) 등이다. 대부분이 전기식 건조기를 판매하는 가운데 린나이코리아는 가스식 건조기를 취급한다.

이미 10개가 넘는 브랜드가 국내에서 각축전을 벌인다. 삼성, LG, 린나이, 밀레가 브랜드 인지도와 높은 품질을 내세웠다면, 중견·중소업체는 50만~70만원대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유통채널도 하나의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터키 가전제조사 아첼릭의 브랜드 '베코' 건조기는 소비자 사이에서 '하이마트 건조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월풀 화이트나이츠 건조기는 '코스트코 건조기'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업체가 가세하면서 내년에는 건조기 공급업체가 20곳까지 늘어날 것”이라면서 “대기업 건조기가 100만원대를 호가하는 고가 제품인 반면, 중견·중소업체 건조기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소비자 선택권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