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너구리, 35년 인기 비결 '완도산 다시마'

Photo Image

귀에 익은 국민CM송과 귀여운 캐릭터로 유명한, 국내 우동라면 대명사 농심 '너구리'가 올해 출시 35주년을 맞았다. 1982년 국내 최초 우동라면으로 시장에 나온 너구리는 특유의 해물맛으로 라면시장을 이끌고 있는 농심 최장수 브랜드다.

변함없는 너구리 인기 비결은 오동통한 면발과 시원하고 얼큰한 국물이다. 농심은 국물맛을 완성하는 완도산 '다시마'를 너구리의 핵심 요소로 꼽았다.

농심 너구리는 출시 당시, 기존 라면과 차별화된 우동국물과 오동통한 면발로 큰 인기를 끌었고 지금까지 라면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너구리 누적매출은 1조8000억원이며 누적판매량은 52억개를 넘어섰다. 우리나라 전 국민이 너구리를 100개 이상 먹은 셈이다.

너구리는 82년 출시 두 달 만에 20억원을 상회하는 기록을 세웠고, 이듬해인 1983년에는 150억원을 돌파하며 국내 우동라면 트렌드를 처음 열었다. 현재 너구리는 연간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라면업계의 파워브랜드로 성장했으며 지난해 매출은 1050억원 수준이다.

Photo Image

너구리가 라면시장에서 오랜 기간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우동과 얼큰한 국물의 조화다. 소비자 입맛에 맞는 얼큰한 해물우동 국물과 두꺼운 면발이 더해져 일반 라면과 차별화를 뒀다. 기존 라면에서 찾아볼 수 없던 새로운 맛과 면으로 승부한 것이다.

여기에 전남 완도산 다시마를 통째로 잘라 넣어 해물우동의 깊은맛과 감칠맛을 배가시켰는데, 농심에서는 이 다시마가 너구리 개발의 '신의 한 수'로 불린다.

농심 연구팀은 보다 깊고 진한 해물맛을 내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던 중 실제 가정에서 국요리를 할 때 다시마를 활용해 육수를 낸다는 점에 착안, 곧바로 전국 다시마 산지로 향했다.

농심은 국내에서 가장 생산량이 많고 품질이 좋은 전남 완도산 다시마로 최종 선택했고 별도 가공 없이 천연 다시마를 그대로 넣어 해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너구리 레시피를 완성했다. 또한 푸짐하고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시각적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었다.

농심의 완도산 다시마 사용도 35년 너구리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깊은 해물맛을 내기 위해 넣은 다시마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라면의 한 요소가 아닌 제품 트레이드마크로 자리잡았다.

농심은 국내 최대 산지인 전남 완도군 금일도(금일읍) 일대에서 다시마를 전량 구매한다. 뛰어난 품질 완도 다시마를 넣어 흉내낼 수 없는 너구리만의 풍부한 맛을 구현했다.

농심은 매년 평균 400톤의 금일도 건(乾)다시마를 꾸준히 구매하고 있다. 35년 누적 구매량으로 계산하면 1만4000톤에 달한다. 농심이 한해 구매하는 400톤 다시마는 국내 식품업계 최대 규모로 이 지역의 연간 건다시마 생산량의 15%에 해당한다.

너구리 판매는 곧 완도산 다시마 소비로 이어진다. 너구리 한 봉지에는 다시마 1개가 들어있다. 이 다시마 조각을 너구리 누적판매량만큼 바닥에 펼친다고 가정하면 8.6㎢ 정도의 넓이가 나온다. 이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한 다시마를 일렬로 정렬했을 때 그 길이가 지구 둘레의 6배 이상에 달한다.

농심의 완도 다시마 사랑은 완도 어민들 소득으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상생경영 사례로도 꼽힌다. 완도 금일읍에서 다시마 양식을 하는 어가(漁家)는 대략 450곳. 양식 어민들은 매년 5월말에서 7월초까지 다시마를 채취해 경매장에 내놓는다. 농심은 협력업체를 통해 경매에 참여, 다시마 품질과 가격을 확인하고 최상의 다시마를 구매한다.

농심 구매팀 관계자는 “너구리 맛의 핵심인 다시마는 품질이 뛰어난 완도 금일도산 만을 고집하고 있으며 이 같은 농심의 노력이 완도 어가에 직간접적인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금일도 해조류 판매사업을 담당하는 완도금일수협 김승의 상무는 “너구리는 이 곳 다시마 어가들의 판로걱정을 매년 덜어주는 효자상품”이라며, “너구리 판매가 다시마 소비로 이어지고, 결국 완도 어민들의 소득으로 연결되는 선순환구조는 어촌경제의 안정과 활력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