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범 LGD 부회장 "中 투자는 초격차 전략 일환"

중국 8.5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 승인이 지연되면서 LG디스플레이가 대안을 검토하는 등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를 마련하지 못한 분위기다. 자칫 중국 정부가 OLED 관세를 높이는 부작용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26일 디스플레이의 날 기념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쉽게 쫓아오기 힘들고 기술 난도가 높은 OLED에 디스플레이 산업의 미래가 있다”며 “대형 OLED 시장을 키워야 미래 후배들이 설 자리가 있는데 최근 벌어진 상황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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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사진=전자신문DB)

산업부는 8세대 OLED 중국 투자로 인한 기술 유출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 최근 전기전자 전문위원회와 별도로 소위원회를 구성했다. 기술 심사 기간에 제한이 없고 중국이 디스플레이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어 심의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을 염두할 수밖에 없다.

한 부회장은 “기존 LCD 라인을 개조하는 등 몇 가지 대안이 있지만 선택지가 많지 않다”며 “10.5세대 기술 확보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 등을 감안하면 10.5세대 공장에 8세대를 투자하기 힘들고 당초 계획에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LCD 라인을 걷어내고 OLED로 전환하는데 드는 시간을 고려하면 당초 계획을 맞추기 불가능하다”며 “정부가 우려하는 점을 잘 설명해서 차질없이 사업을 이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지 정부와 약속한 투자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자칫 OLED 관세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현재 TV용 OLED 패널 수입관세율은 5%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정책을 변경하면 언제든 최대 15%까지 관세율을 인상할 수 있다.

한 부회장은 “중국에서 LCD를 생산해 차세대 기술 개발에 투자한게 현재 기술 격차를 이룬 밑바탕이 됐다”며 “현지에서 빨리 시장을 키워 OLED가 시장 대세로 자리잡게끔 만드는게 기술 초격차 전략이라고 보고 현지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10.5세대는 옥사이드 TFT와 증착장비 등 기술 준비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며 “최대한 단단히 준비해서 파급력 있게 가동하는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 액정표시장치(LCD)는 중국을 이기기 힘들 정도로 중국이 빠르게 생산능력을 확대했다”며 “OLED가 미래 시장의 중심이라는 확신 아래 8세대에서도 OLED로 승부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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