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수·수리 협력” 강조
한화오션, 급유함 등 2척 수주
HD현대重, 내년 진출 팔걷어
효율적 운영·수익성 확보해야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이 한국 조선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MRO 사업 수주를 위한 준비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수익성 확보와 효율적인 조선소 운영이 MRO 사업 성패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미 함정 MRO 사업을 주력 사업으로 점찍었다. 양사는 연간 20조원 규모의 해당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7월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를 체결하며 미 함정 MRO 사업의 자격을 획득했다.
미국의 경우 조선업의 쇠퇴로 현재 함정 건조 및 MRO를 수행할 수 있는 조선소가 크게 부족하다. 중국과 해양 패권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서 안보 위기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에 우방국들과 협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막강한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 조선사들이 주요 협력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당선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한국의 세계적인 건조, 군함,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수출뿐 아니라 보수·수리 분야에서도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며 협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화오션은 이미 군수지원함·급유함 등 2척을 수주하며 MRO 사업을 시작했다. HD현대중공업은 내년에 본격적으로 해당 사업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미 함정 MRO 시장을 장밋빛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아직 수익성이 높은 전투함의 경우 미국 내에서만 정비가 가능하다. 또 MRO 사업이 새 함정 구축(신조)보다 선가가 낮고 함정 규모 및 정비 내용 등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진다. 이에 수익성을 고려해 함정 MRO를 수주해야 한다.
언제, 어떤 함정의 MRO가 발주될지 모르는 불확실성도 걸림돌이다. 함정 MRO는 특수선뿐만 아니라 일반 상선 건조 영역 등에서도 가능하다. 미 함정 MRO를 위해 도크를 계속 비워두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 신조 건조 등 조선소 일정을 확인하며 효율적으로 미 함정 MRO를 수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의 경우 투입되는 기회 비용 등을 고려해 수익성이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면서 “신조 건조에 비해 시간이 짧게 걸리지만 조선소 일감이 많은만큼 도크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