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오락실보다 청소년게임장 이용한 불법 도박 극성...바다이야기 10년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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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자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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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오락실보다 청소년게임장이 경찰 단속에 더 많이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바다이야기 사태가 발생한 지 10년 만에 불법 게임장이 음지로 파고든 결과라는 분석이다.

28일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1~6월 경찰에 적발된 불법 청소년게임장 수는 49건이다. 성인오락실은 같은 기간 단 한 건도 적발되지 않았다. 신고나 불법 정황을 포착해 관계당국이 출동한 횟수도 성인게임장이 3건, 청소년게임장이 75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비슷한 흐름이 계속됐다. 2014년 기준 청소년게임장 232곳, 성인오락실 82곳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2015년에는 청소년게임장 178곳, 성인오락실 28곳이 적발됐다. 지난해에도 청소년게임장이 108건 적발되는 동안 성인오락실은 15건에 그쳤다.

유동수 의원은 규제를 피해 청소년게임장 등으로 숨은 불법, 변종 오락실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불법 게임장 전체 적발 규모는 2011년 1만5134건에서 2012년 9825건, 2013년 6815건으로 감소했지만 2014년 7234건, 2015년 7839건, 2016년 8480건으로 다시 늘고 있다. 지난 1~6월에도 4475건을 기록, 전년 수준을 웃돌 전망이다.

불법 도박게임 바다이야기 수사는 2005년 12월 28일 대검찰청의 '무기한 특별단속' 선언으로 시작됐다. 당시 소탕 작전은 2007년 2월 23일 서울중앙지검의 수사결과 발표(153명을 기소)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불법 고리를 완전히 끊어내진 못했다. 업계는 불법 게임장이 전국에 1000곳 넘게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단속을 피해 은밀한 공간으로 숨은 신종 불법 게임장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오히려 강화된 규제 탓에 합법 성인오락실만 자취를 감췄다. 성인오락실은 청소년게임장과 달리 차량용 블랙박스와 같은 운영정보 표시장치를 게임기에 달고 영업해야 한다. 불법 혐의가 드러나면 처벌 근거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경품 제공이나 게임 점수 보관도 안 된다.

박성규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 회장은 “성인 게임 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옥죄기만 하다 보니 되레 불법이 판치게 된 것”이라며 “합법적 성인오락실 생태계를 조성하면서 불법을 엄벌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불법 아케이드게임장 단속 현황(자료=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불법 아케이드게임장 단속 현황(자료=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