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각) 워싱턴 DC에서 대한상공회의소와 미국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한·미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 미국 기업인들에게 기존 교역·투자를 넘어 '전략적 경제 동반자'가 될 것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비즈니스 서밋에서 “한·미 양국은 한·미 동맹을 토대로 상호 번영의 역사를 함께 써 온 경제 동반자”라면서 “한·미 경제 협력이 상호간 교역과 투자 확대를 넘어 세계 시장을 함께 개척하는 '전략적 경제 동반자'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핵 리스크'를 줄여서 미국 기업의 한반도 투자 기회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북핵 문제 해결) 구상이 실현되는 과정에서 여러분은 안심하고 한국에 투자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북한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안보 리스크'는 우리가 넘어야 할 과제지만 그것을 넘어서면 새로운 기회를 만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의 새 경제 정책으로 '사람 중심 경제'를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재정·세제·금융·인허가 등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고, 여타 정책도 일자리 중심으로 재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축으로 '혁신 성장'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지능정보 사회로의 전환을 기회 요인으로 삼을 것”이라면서 “혁신 창업과 신산업 창출이 이어질 수 있도록 규제 체계 개편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기업의 강점을 결합,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 전략적 동반 진출은 양국 경제 발전의 새로운 돌파구”라고 역설하면서 우리나라의 플랜트 건설 경험과 미국의 사업 개발, 엔지니어링 기술 등이 결합하면 해외 발전소 건설·운영에서 동반 진출 기회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행사에는 양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선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등 52명이 동행했다. 토머스 도너휴 미국상의 회장과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등 미국 정·재계 대표 170여명이 자리했다.
이들은 양국 경제 동맹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와 미래정보기술 등 신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 관계를 구축할 것을 약속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미국은 한국의 오늘이 있기까지 함께해 왔고 한국의 미래 또한 함께 열어 갈 가장 중요한 동반자”라면서 “경제 동맹을 굳건히 하고 미래 지향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방미 경제단 52개 기업은 미국 장기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앞으로 5년 동안 총 128억달러(약 14조6000억원)를 투자한다. 미국 현지 공장 설립과 미래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등이다.
미국 기업은 전환기를 맞은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관심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탈원전·탈석탄 기조 아래 액화천연가스(LNG),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미국 측 참석 기업 가운데 에너지 기업이 많았으며,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관심을 많이 표명했다”면서 “우리 정부의 에너지 전환 기조에 맞춰 한국에 대한 투자와 협력 등을 요구하는 기업이 많았다”고 전했다.
워싱턴(미국)=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