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AI를 선도한다] KAIST 자율주행차 '유레카' 직접 타 보니...

KAIST 전산학부 건물 앞 도로. 인도로 노란색 벨로스터 차량이 천천히 다가왔다. 'KAIST'라고 큼지막한 글자가 새겨진 것과 운전석이 비어 있다는 점만 빼면 일상에서 보는 차들과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차창 너머 빈 운전석에서는 조금씩 흔들리는 핸들만 눈에 띄었다. 사전 정보가 없었다면 '귀신의 소행'으로 여겼을 상황이다. KAIST 자율주행자동차 '유레카'와의 신비한 첫 만남이었다.

뒷좌석에 올라타자 신비로운 느낌이 배가됐다. 차량 곳곳에 설치된 배선과 장치는 이 자동차가 '보통 물건'이 아니라고 말하는 듯 했다. 출발도 보통 차량과 달랐다. 조수석에 앉은 정지원 박사과정이 간단한 조작을 하자 차량이 움직였다.

Photo Image
KAIST USRG 팀이 개발한 자율주행차 '유레카'. 자체개발한 핵심 기술을 적용해 운전자 없이도 안정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인간의 통제 없이 자동차가 움직이는 모습은 '생경함' 그 자체였다. 운전석 아래 액셀러레이터 페달이 스스로 전방으로 향했다. 핸들도 마찬가지였다. 차량의 위치를 차로 중앙에 유지하려는 듯 주행 도중에 좌우로 조금씩 움직였다. 이 모든 것이 사람의 도움 없이 이뤄졌다.

“자율 주행 시스템에 연결된 와이어로 페달을 당기거나 놓습니다. 핸들도 차량의 전기식 조향장치를 개조, 자동으로 방향을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차량 내부 곳곳으로 눈길을 돌리는 기자에게 정지원씨가 친절하게 설명한다. 운전자가 원한다면 즉시 수동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덧붙인다.

유레카는 이내 KAIST 내 차량 제한 속도인 시속 30㎞로 달렸다. 물론 실제 주행 가능 속도는 이보다 훨씬 빠르다. 기자 옆에 앉은 심현철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가 “이미 레이스트랙에서 150㎞ 주행 시험도 마쳤다”고 귀띔했다.

뒷좌석에 설치된 디스플레이 화면에는 4개의 카메라 센서 화면과 이를 조합한 차량 주변의 전방향 화면이 떠올라 있었다. 차량 외부에 설치된 카메라로 인식한 도로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영상이었다. 영상 속 차량은 보라색으로 보였다. 도로는 이동 가능 지역임을 표시한 듯 파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차선은 노란색으로 경계 표시돼 각각 확실한 이동 경계를 나눴다. 영상 반응 속도는 빨랐다. 이동 상황에 맞춰 연산을 마친 주변 상황의 영상이 지체 없이 표시됐다.

차량 정지도 안정됐다. 전방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나타나자 유레카가 부드럽게 차량을 세웠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에는 보행자의 영상과 함께 'Person(사람)'이라는 문구가 함께 떠올랐다. 심 교수는 전방의 레이저 스캐너로 차량 앞 먼 거리까지 사물을 구분해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유레카는 전방에 있는 보행자, 차량을 구분해서 인식합니다. 200m 앞까지 볼 수 있는 레이저 스캐너로 혹시 모를 상황을 미리 대비할 수 있습니다.”

유레카는 정차된 앞 차량을 추월하는 놀라운 모습도 선보였다. 곧장 앞 차량의 옆으로 방향을 틀어서 달렸다. 심 교수는 주변 도로 상황과 차량 유무를 충분히 파악하고 나서 하는 주행이기 때문에 전혀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심 교수는 유레카의 이런 놀라운 부분을 더욱 많이 확보, 세계에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유레카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영역이 많이 남아 있다”면서 “더욱 완벽하고 인간처럼 주행을 능동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