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를 기반한 기업의 최대의 과제는 시스템이 365일 24시간 무정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또한 이들 기업은 중요한 마케팅 전략으로 이벤트를 실시해 기업의 충성고객과 매출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 이벤트는 트래픽 폭증이 발생해 시스템이 다운되는 불상사가 일기도 하다. 이는 기업의 중요한 전략의 실패와 더불어 기업의 신뢰성까지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렇다고 기업의 입장에서 일년에 한 두 번 있는 이벤트 때문에 IT 자산을 늘릴 수 없다. 구매비용뿐만 아니라 IDC의 공간이나 운영과 인력 비용 등은 엄두를 낼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용은 적게 들이면서 이벤트를 성공시킬 수 있는 최적의 대안으로 클라우드가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기업에서 막상 클라우드를 도입하려면 여러 가지 절차와 제약으로 인해 실제 도입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러다 보면 도입 효과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저비용항공사의 강자인 제주항공은 달랐다. 9개국 41개 정기노선을 가진 제주항공은 항공 업계 중 가장 활발하고 신속하게 신규 기술을 도입하는 기업이다. 제주항공은 신규 기술에 매우 개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만약 해당 기술이 자사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을 내리면, 의사 결정 후 3주 이내에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그 3주 내에 담당자, 업체 선정 등 도입 준비가 완료된다. 정해진 길이 없을 때 긴 검토는 낭비라 생각해 프로젝트의 프로토 타입을 진행해 이를 통해 학습하고 프로젝트를 신속하게 진행하는 것이다.
제주항공의 주요 마케팅 전략인 ‘찜’ 이벤트는 50%의 직접 판매를 유지하기 위한 의미있는 행사이다. 이 행사가 갑작스런 사용자 폭증으로 실패의 위험에 처했으나 제주항공의 빠른 결단력과 클라우드 도입으로 성공리에 마치고 더 많은 사용자와 더 큰 규모의 이벤트 행사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 ‘실패를 두려워 말라’의 행동 가이드와 인재양성을 중요시하는 제주항공의 정보전략실 CIO 김상욱 전무에게 제주항공의 성장 비결을 들어봤다.
◆ 제주항공이 AWS 클라우드를 도입하려고 했던 구체적인 이유는?
제주항공은 저비용 항공사, 즉 LCC(Low Cost Carrier)로 비용을 적게 소모하여 운영면에서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IT 기술이 중요하다. 타 직접판매와 간접판매의 비율이 타 LLC들이 2:8 인데 비해 제주항공은 5:5로 직접 판매가 강한 편이다. 직접 판매를 강화를 위해 매년 1월과 7월에 열리는 ‘찜’ 이벤트는 진행하고 있다.
‘찜’ 이벤트는 특정한 날을 정해 1시간 30분 동안 2~3만 장의 항공권을 아주 싼 가격에 판매하는 행사이다. 5년 전부터 시작돼 매년 이벤트 참여자가 늘어 지난해는 20만 명이 동시에 접속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 이벤트 기간 동안 매출이 높아 이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지난 해 초 20만 명이 동시에 접속해 서버가 다운된 적이 있었다. 한꺼번에 수십 만 명의 접속을 시스템이 감당하는 한계가 있었고 이로 인해 이벤트를 지역별로 분산시켜야 했다. 그리고 올해 1월 행사에는 약 28개 도시에서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었는데 그러려면 수많은 IT 자산과 운영 인력이 필요했다.
적은 예산으로 이벤트를 성공시킬 수 있는 방법이 클라우드였고 지난 해 10월부터 AWS 클라우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 결정은 임원들의 추천으로 시작됐고 이를 위해 2016년 AWS Re:Invent에 CEO 및 인프라 담당이 참가했다. Amazon Aurora, Amazon Redshift 등 AWS의 솔루션을 연구하고 돌아와 도입이 진행됐다. 올해 1월 '찜'이벤트는 모바일 앱으로 글로벌 28개 도시 전 노선이 동시에 오픈됐다. 30만명 이상의 참가자가 1시간 30분 내내 접속했어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올해 7월에는 약 50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 제주항공의 클라우드 구축은 어떻게 진행되었나?
클라우드로의 전환은 단계별로 진행하고 있다. 우선 첫 단계로 기존의 시스템과 AWS VPC(Virtual Private Cloud) 연계를 진행했다. 그 다음에는 AWS Aurora 기반 기간계 단위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단계에서는 DB사용량이 적은 내부 시스템을 신규 구축했다.
클라우드 구축이 진행되면서 AWS 파트너사와 제주항공의 파트너사들의 도움이 컸다. 또한 제주항공의 인프라팀의 강한 기술력도 한몫 했다. 이런 면에서 클라우드 구축에는 좋은 인력의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AWS가 구축한 파트너 생태계를 통해 기술력이 배양된 파트너 사들의 도움을 비롯한 AWS 시스템의 안정성도 만족스러웠다.
◆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 가운데 AWS를 선택한 기준은 무엇이었나?
클라우드를 선택할 때의 기준은 IaaS 분야에서 서비스 안정성, 고객 요구 수용 능력, 가격 경쟁력, 제품의 다양성, 윗단 PaaS와의 유연한 연결이었다. 그런 점에서 AWS가 최적이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생각해서 선택하게 됐다.
◆ 클라우드 환경 도입 후 어떤 효과를 보았는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우선 이벤트 구축 기간이 2.5개월에서 1.5개월로 단축됐고, 인프라 도입비용도 기존의 온프레미스 대비 50% 이상 절감됐다. 리드 타임도 2-4주 걸리던 것이 즉시 상태로 가능해졌고, 인프라 장애 발생시 대응이 쉬워졌고, 다양한 인프라는 유연하게 구성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유지보수 비용의 절감, 사용한 양만큼 지불하는 종량제와 사후 정산은 비용을 줄이는 요소가 됐다.
한편 사용자 입장에서도 전에는 소수만 참여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시스템이 유연해져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됐다.
◆ 항공사는 개인의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데 보안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가?
AWS 클라우드를 사용하더라도 파이어월 등에 대해서는 자체 보안 시스템에서 통제하기 때문에 오히려 엄격한 원칙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보안에 대해서는 문제는 없다.
다만 고객 데이터를 모두 AWS로 옮기는 것은 법에 관련된 부분이 있어 지금은 어렵다. 국내에서 고객 데이터를 옮기려면 해당사업자가 ISMS 인증을 받아야 하고 방통위에게 2~3년마다 갱신 신을 받아야 한다. AWS가 ISMS 인증을 받았다면 AWS에 고객 데이터를 올리고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지금은 DB를 쪼갠다. 분석은 클라우드에서 하고 고객 정보는 자체적으로 저장한다. AWS도 ISMS에서 검토 중이라고 들었다.
◆ 향후 제주항공의 클라우드 시스템의 확장 계획은?
아직까지는 모든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가기는 어렵다. 법적인 부분이나 서비스 안정성 등 여러 변수가 있을 것 같다. 하지만 IaaS 부분뿐만 아니라 PaaS로 확장을 고려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클라우드의 비중을 계속 넓혀갈 것이다.
현재는 Amazon Aurora 서비스를 단위시스템, 고객통합DB, 온라인 예약 시스템 등 총 3부분에 있어 사용 중이다. Amazon Redshift를 통해 고객 통합 DB용으로 채택했다. 클라우드는 도입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내부적인 운영 인력의 역량도 키워야 한다. 현재 AWS 파트너 에코 시스템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고 제주항공도 같은 생태계가 필요하고 생각한다. AWS의 다양한 서비스를 계속 검토해서 연말 즈음엔 향후 클라우드에 대한 구체적 전략이 잡힐 것이다.
이향선 전자신문인터넷기자 hyangseon.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