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OE가 구축 중인 세계 첫 10.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에 7월부터 장비 반입이 시작된다. 이런 추세면 내년 상반기 시험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이 대거 장비를 수주, 매출 반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2015년 12월 중국 허페이시에서 착공한 BOE 10.5세대 `B9` 라인에서 7월부터 장비 반입을 시작한다. 하반기부터 장비 반입을 시작하면 내년 상반기 중 초기 가동을 시작해 시험생산을 시작한다.
국내 장비기업 중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샤프 10세대에 참여하지 못했다. 샤프 10세대 투자에 대거 참여해 경험을 쌓은 일본 장비기업을 상대할 수밖에 없어 불리한 경쟁을 벌였다. 이번 사업으로 처음 10세대급 장비 사업에 참여함에 따라 차이나스타(CSOT), HKC, 폭스콘 등 10세대급 초대형 LCD 투자 사업에도 진출할 기회를 노릴 수 있게 됐다.
10.5세대 B9에는 케이씨텍, 에스에프에이, 인베니아, 디엠에스, 로보스타, 티이에스, 베셀, 신성FA, 참엔지니어링, 제우스 등 국내 장비 기업이 다수 참여했다.
에스에프에이와 신성FA는 클린룸 설비를 납품한다. 양사 모두 LCD와 OLED 생산 라인용 클린룸 설비 시장에서 오랜 경험을 갖췄다.
케이씨텍과 디엠에스는 ?(Wet)스테이션 구성을 위한 장비를 공급할 예정이다. 케이씨텍은 불량 기판 유기막을 제거해 재사용할 수 있게 하는 Pi Rework 장비, 유리기판에 회로를 새기는 현상장비(디벨로퍼) 등을 공급한다. 디엠에스는 습식 박리장비(Wet Stripper)를 비롯해 세정장비군 납품을 준비하고 있다.
티이에스는 이례적으로 일본 경쟁사를 제치고 화학기상증착장비(CVD)용 진공이송 로봇 물량을 전량 수주했다. 진공이송 로봇은 고온 진공 상태인 CVD장비 안에서 대형 기판을 흔들리지 않게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인베니아는 건식 식각장비를 공급한다. 작년에 BOE를 비롯해 중국 다수 패널 제조사에 장비를 공급했고 10세대급 시장에도 진출해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레이저 리페어 장비를 공급하는 참엔지니어링도 10.5세대 투자 시장에 참여했다.
업계는 BOE B9 라인이 얼마나 빠르게 안정적인 생산체계를 갖출지 주목했다. 60인치 이상 대형 LCD를 주로 생산하므로 B9 수율이 안정되면 대형 LCD 시장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8세대 라인에서 TV용 패널을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이노룩스, AUO 등 기존 강자보다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어 유리하다.
BOE는 B9 대량 양산 시점을 2018년 3분기로 목표했다. 생산능력은 월 9만장 규모다. 작년 하반기 1단계 투자를 발주했고 올해 2단계 투자 발주도 시작할 것으로 예측된다.
7월부터 장비를 반입하면 내년 초에 시험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 변수는 수율이다. 10.5세대에 처음 도전했고 대형 패널 양산에서 성공 경험이 부족하다. BOE를 비롯한 중국 패널 제조사 대부분이 기존 8세대에서 40인치 이상 대형 패널을 양산하며 수율 문제로 고전했다.
BOE가 계획대로 제품을 양산하면 TV용 대형 패널 공급 부족 문제가 일부 해소될 수 있다. 하지만 당초 목표한 시점보다 최소 1년 이상 양산이 늦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럴 경우 최대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