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샤프를 인수한 대만 폭스콘이 중국 10.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을 착공했다. 중국발 10.5세대 대형 LCD 물량 공세에 기름을 붓게 됐다. 샤프가 이미 10세대 양산 경험이 있는 만큼 한국 패널 제조사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폭스콘은 최근 중국 광저우에서 10.5세대 LCD 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현지에 100여개 관련 기업이 입주하는 광저우 디스플레이 클러스터에 합류한다. 코닝, 어플라이드, 도쿄일렉트론, 니콘 등 세계적 기업이 입주를 앞뒀다.
폭스콘은 2019년 6월 완공을 목표로 광저우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조성을 시작했다. 총 투자 규모는 610억위안(약 10조2114억원)이다. 65인치와 75인치 8K 해상도 패널 위주로 월 9만장을 생산할 계획이다.
폭스콘과 샤프는 이번에 착공한 광저우 10.5세대 라인 외에 일본 사카이에 10세대 LCD 공장을 보유했다. 2009년 첫 가동을 시작했으며 내년에 월 2만장 규모를 증설할 것으로 업계는 예측했다. 발주는 내년 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광저우 10.5세대 라인은 우선 2단계에 걸쳐 장비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주요 공정용 장비를 시작으로 월 4만5000장 규모를 1차 발주하고 내년 하반기에 나머지 월 4만5000장 규모 장비를 발주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샤프가 10세대 양산 경험이 있고 대다수 장비 기업이 10세대용 제품을 갖춘 만큼 2019년 6월 대량 생산을 목표로 빠르게 준비할 것으로 내다봤다. 광동성 정부는 폭스콘과의 합작법인 설립 등 10.5세대 공장 건설을 위한 제반 작업을 상당히 빠르게 진행하며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조성을 적극 지원했다. 폭스콘은 앞서 10.5세대 LCD 공장 건설을 시작한 BOE, 차이나스타(CSOT)와 간극을 좁혀야 한다.
폭스콘은 10.5세대에서 양산할 대형 패널을 샤프에 우선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샤프는 삼성디스플레이에 급작스럽게 공급 중단을 통보하며 자사 TV 위주로 패널을 공급할 의지를 내비쳤다.
10.5세대에서는 8세대보다 60인치 이상 대형 패널을 더 많이 양산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이 높다. 이를 이용해 샤프가 65인치와 75인치 8K TV를 공격적으로 양산하면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위협할 여지가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60인치 이상 대형 패널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기반을 갖추지 못하면 2019년 이후 TV용 패널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폭스콘에 이어 중국 HKC도 10.5세대 LCD 투자를 준비 중이다. HKC는 중국 윈난성 쿤밍시와 협력해 10.5세대 LCD 공장 건설을 타진하고 있다.
중국이 대형 LCD 패널에 잇달아 투자하면서 국내 패널 제조사도 대형 LCD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필요가 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차이나스타의 11세대 생산법인에 지분을 투자해 일정 물량을 확보했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에 건설 중인 P10에서 10세대 LCD를 우선 생산한 뒤 이를 순차적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폭스콘은 미국 펜실베니아주와 TV용 LCD 공장 건설을 논의하고 있다. 투자 규모는 70억달러(약 8조871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에 LCD 공장과 샤프의 TV 조립공장을 함께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