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해답은 생산 현장에 있습니다. 각 생산 라인과 현장인력이 쌓은 공정 노하우와 기술을 데이터베이스(DB)화, 산업 전반에 보급하는 작업을 시작하겠습니다.”
지난달 26일 취임한 이성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을 성공리에 이끌 원동력을 `현장`에서 찾았다. 그는 임기 중에 달성할 최대 목표를 `뿌리기술 6대 분야(주조, 금형, 열처리, 표면처리, 소성가공, 용접) 각 공장에서 구전되는 공정 운영의 묘 체계화`로 잡았다.
퍼져 있는 노하우를 수집·가공해 양질의 공정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산업 전반의 공동 성장을 이룬다면 중소·중견기업 지원이라는 기관의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결과는 낼 수 있다는 것이다. 27년 동안 생기원에 재직한 경험에서 나온 4차 산업혁명 대응 해법이다.
이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스마트팩토리` 구현이지만 세세한 공정 데이터가 없다면 자동화 이상의 의미가 없다”면서 “데이터가 쉽게 축적되지는 않겠지만 하루라도 빨리 작업에 착수해야 세계 생산 효율화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기원은 현장 밀착형 조직으로 이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50여개 지역 거점에서 활동하는 다방면의 전문 인력 1185명이 나선다.
이 원장은 기업 지원의 `내실 변화`도 예고했다. 이전의 지원 방법으로는 히든 챔피언 기업 육성이나 핵심 선도 기술 개발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우선 조직 내 기획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쪽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산하 3개 연구소 아래에 전략기획단을 신규 설치하고 연구원 본부 사업전략실, 기업지원전략실과 긴밀하게 연계되도록 했다. 미래산업전략본부도 신설, 기업의 현장 애로 요인을 지원한다.
다른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과 협력해 신산업 분야 기술 상용화에도 역점을 기울인다. 전에 없던 기획력, 폭넓은 기술을 더해 체계를 갖춘 기업 지원책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생기원의 존재 가치는 중소·중견기업이 미래 먹거리를 마련할 수 있는 원천 핵심기술을 품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예전처럼 불특정 다수에게 개별 지원이 적게 돌아가는 것보다는 과감한 선택과 집중으로 실질 성과를 내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피력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자체 연구개발(R&D)도 강조했다. 생기원은 생산 산업 및 제조공장 효율·유연화를 목표로 스마트팩토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센서 분야는 2015년부터 10년 장기 연구 과제로 시작했다.
이 원장은 “경기도 안산, 대구·경북, 광주 등에서 4차 산업혁명 적용을 위한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기업 지원 외에도 추종을 불허하는 자체 기술 연구의 기술력 확보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