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새벽 구속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사퇴를 표명했다. 두 차례 장관과 정무수석을 지내는 등 박근혜 정부 최고 실세 장관으로 꼽혔으나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대 외교학과 출신인 조 장관은 사법고시 합격 후 대형 법무법인에서 변호사로 일했고 국내 외국계 은행 부행장을 지냈다.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인연이 닿아 정계에 입문, 2008년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됐다.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이 당 비대위원장일 때부터 당선인 시절까지 대변인을 맡았다.
2013년 박근혜 정부 1기 내각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발탁됐고 2014년 6월 사상 처음으로 여성 정무수석으로 발탁됐다. 정무수석 당시 국빈 방한 등의 행사에서 사실상 퍼스트레이디로 역할을 하는 등 박 대통령을 그림자 수행했다.
조 장관은 지난해 문체부 장관으로 발탁돼 화려하게 복귀했으나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및 관리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되자 사퇴를 표명했다.
문체부는 조 장관이 구속 이후 사퇴를 표명함에 따라 송수근 제1차관(장관 직무대행)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
송수근 장관 직무대행은 “문체부는 지금 다방면에서 큰 어려움에 처해 있고 직원도 정신적·육체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기관장 공백까지 더해지는 초유의 상황”이라면서 “간부들이 솔선수범해 직원의 동요를 최소화하고 주요 국정과제와 현안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도록 철저히 챙겨 달라”고 주문했다.
긴급 간부회의에서 문체부는 김갑수 기획조정실장을 반장으로 한 `문체부 비상업무 대책반`을 구성·운영, 장관 직무대행의 업무수행을 뒷받침하는 한편, 주요 현안을 수시로 점검·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주말에도 실국장 중심으로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는 등 신속한 업무대응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문체부는 또 최우선 과제인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의 차질 없는 준비를 위해 유동훈 제2차관 중심으로 `평창올림픽지원단`을 일일 상황점검 체제로 가동하는 한편, 강원도,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 등과 긴밀한 협조 체제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문체부는 수송·숙박·안전 등 대회준비 단계별 주요과제, 최근 언론에 보도된 현안, 자체 점검사항 등에 대해 일일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등 부처 역량을 총결집해 나가기로 했다. 또 춘절계기 외래 관광객 유치 및 수용태세 점검과 설 연휴 및 동절기 대비 안전 점검 등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아울러 소관 차관 및 간부를 중심으로 현장소통 활동을 집중 전개해 관련 분야·업계의 여론을 수렴하며 현장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는 한편, 문화예술 지원에 대한 정치적 개입을 차단하고 문화예술계 자율성, 문화행정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주요정책과제도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해 추진할 예정이다.
주문정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mjj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