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조직·인력 구성 마쳐…국내 금융시장·핀테크 업계 파장
중국 최대 온라인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페이가 한국에 합작법인(JV)을 설립한다. 알리페이는 법인 조직 및 인력 구성을 마쳤다. 법인명은 `코리아페이(Korea Pay)`로, `알리페이` 색깔을 지우고 한국 결제 환경에 맞는 개방형 사업을 추진할 뜻을 내비췄다.
2일 금융권과 정보통신(IT)업계에 따르면 알리페이가 한국법인 코리아페이 설립 준비 작업을 마쳤다. 알리페이는 협력사에 신규 합작법인 설립을 통보했다.
전자신문이 입수한 협력사 메일에는 “알리페이는 2017년 공식 발표될 코리아페이 신규 합작법인(JV)으로 새롭게 인사드릴 예정”이라면서 “2016년은 법인 설립 및 팀 조직 구성, 중소가맹점 극대화 기반을 위한 변혁의 한 해였다”고 밝혔다. 알리페이는 메일에서 “알리페이 한국법인의 공식 첫걸음이 올해 초부터 시작됐다”면서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에 견인불발(堅忍不拔)하겠다”고 각오도 덧붙였다.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지난해 방한 때 한국에서도 알리페이 같은 한국인을 위한 글로벌 간편 결제 수단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계획을 공식화한 것이다. 국내 금융 시장과 핀테크 업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알리페이는 지난해 초부터 한국 합작법인 설립을 준비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알리페이는 한국 직접 진출을 위해 국내 카드사와 밴(VAN), 정보기술(IT) 분야 인력을 스카우트했다.
국내 비자, 마스터, 비씨카드 등의 현직 인력 다수에게 제안서를 보내는 등 전문 인력 채용에 사활을 걸었다.
당시 합작법인 설립과 관련해 하나금융그룹, SK텔레콤 등이 협력 파트너로 거론되기도 했다.
알리페이코리아 관계자는 세부 내용에 대해 밝힐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합작법인 설립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이 있는지 여부도 즉답을 피했다.
과거 협력 파트너로 거론된 하나금융그룹도 “현재로선 말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하나금융이 알리페이 합작법인 참여와 관련해 논의된 사항은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합작법인 참여는 아닌 걸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업계에서는 알리페이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해 `카카오와 접촉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알리페이 협력사 관계자는 “일각에서 사용자를 가장 많이 보유한 카카오와 알리페이가 법인 설립 협의를 한다는 정보가 나왔다”면서 “알리페이 사업 모델 상 카카오와 부합되는 부분이 많고,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맞춰 알리페이 사업 모델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알리페이 한국법인이 설립되면 국내 핀테크업계는 기회와 위협이 공존하게 된다.
한국에 유입되는 중국인 관광객 대상 결제가 1차 목표지만 장기로는 한국인 대상 글로벌 결제 서비스를 추진하겠다는 전략이 담겼기 때문이다. 알리바바 인터넷몰을 비롯해 해외 각국에 퍼진 알리페이 오프라인 가맹점에서도 `코리아페이`를 만들어 글로벌 결제 통합을 이루겠다는 포석이다.
정유신 핀테크지원 센터장은 “(합작법인 설립은) 알리페이 입장에서 당연한 순서”라면서 “국내 금융권도 알리페이 모델에 종속될 것인지 기회를 잡을 것인지 두고 봐야 하지만 페이 전쟁이 시작될 것”이라며 큰 관심을 내보였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