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99>브랜드 스토리가 담긴 `메세나`로 회사 품격을 올려라

▲오늘의 고민

화장품 제조업체 A사 김 사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각종 사회 공헌 활동에 열심이다. 불우이웃 돕기 기부는 물론 전사 차원의 봉사 활동도 하고 있다. 그런데 소비자는 기업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다고 여긴다. 회사의 품격을 팍팍 올려 주는 기업의 사회 책임(CSR).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오늘의 성공 스토리

일본 최고 화장품 브랜드로 손꼽히는 시세이도의 후쿠하라 요시하루 명예회장은 “사람에게 인격이 있는 것처럼 회사에는 사격(社格)이 있으며, 이를 높이는 것이 메세나”라고 말했다. 메세나란 기업이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말한다. 영세한 교향악단 후원이나 소외 계층 어린이를 위한 문화 나눔 지원 등이 여기에 속한다. 해외에서는 1960년대 미국 기업예술후원회를 시작으로 메세나 활동이 확산됐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도 한국메세나협회에 회원으로 가입, 다양한 문화·예술 지원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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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수익과 관련이 별로 없어 보이는 메세나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메세나 활동을 하면 `착한 기업`은 물론 `문화 기업`이라는 이미지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메세나 활동을 할 때 반드시 챙겨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브랜드 스토리`를 담는 것이다.

브랜드 스토리에 걸맞은 메세나 활동으로 회사 품격을 높인 대표 기업 가운데 하나가 프랑스 패션 브랜드 에르메스다. 에르메스는 1837년 마차에 필요한 도구를 제작하는 마구상에서 시작했다. 그 무렵 불량품 안장 때문에 왕의 아들이 말에서 떨어져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귀족 사이에서 말안장 하나에도 한 땀 한 땀 정성이 깃든 에르메스 제품이 큰 인기를 끌게 됐다. 에르메스의 장인 정신은 1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브랜드 스토리에 담긴 이러한 `장인 정신`은 에르메스의 메세나 활동 곳곳에 녹아 있다. 에르메스는 박물관에 오랜 기간 장인의 작품을 수집해 전시, 공유하고 있다. 예술가와 디자이너를 이 박물관에 초청, 창의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장인 정신과 관련된 영화 제작이나 유물 전시회에는 박물관 소장품을 무료로 대여하기도 한다.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을 통해 미래의 장인을 키우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다. 촉망 받는 신예 작가를 선정해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결과물은 에르메스 현대미술 전시장에 전시한다. 심사를 거쳐 최종 선발된 1명에게는 상패와 상금이 수여된다. 예술가가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점점 좁아지는 요즘 미래의 장인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꿈의 무대가 되고 있다.

장인을 대우하고 육성하는 이러한 메세나 활동을 보며 사람들은 에르메스의 장인 정신을 느끼게 됐다. 이 덕분에 이 브랜드의 품격은 날로 높아지게 됐다. 명품 대중화 속에서도 에르메스는 장인 정신을 돋보이면서 진정한 `노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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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의 명품 브랜드만 메세나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모레퍼시픽은 다소 저렴한 헤어용품 브랜드 `미쟝센`을 통해 메세나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브랜드 이름 미쟝센(mise en scene)은 `연출`을 뜻하는 프랑스 영화용어에서 가져왔다. 완성도 높은 영화를 위해 매 컷 세심하게 장면을 연출하듯 세련된 헤어스타일을 완성하려는 브랜드 철학을 담고 있다. 미쟝센은 이러한 브랜드 스토리에 걸맞게 영화 분야에서 메세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단편영화를 알리고 신예 감독을 양성하는 `미쟝센 단편영화제`를 2002년부터 10년 넘게 꾸준히 후원해 오고 있다. 이 영화제를 통해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 `명량`의 김한민 감독 등 유망한 신인 감독을 많이 발굴했다. 2012년 메세나 대상에서 `문화공헌상`을 받으며 문화 기업으로 이미지를 한 차원 끌어올렸다. 2015년까지 관객 수 10만명, 출품 1만편 이상으로 단편영화 국내 1위 단편영화제로서 확고한 위상을 보이고 있다.

▲오늘의 아이디어

혹시 당신 회사도 남다른 CSR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을 하고 있는가. 에르메스와 아모레퍼시픽처럼 회사 브랜드 스토리에 꼭 맞는 메세나를 시작해 보라. `착한 기업`에 `문화 기업`이라는 이미지까지 더해 기업의 품격을 한 단계 올려 줄 것이다.

정리=박은정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 제작본부 주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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