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부터 분기별 배당을 실시하고, 올해와 내년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는 등 새로운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29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환원 정책을 포함한 전반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은 2015년 10월에 발표된 주주환원 정책을 한층 강화한 것으로 주주환원, 현금수준, 이사회 구성, 회사구조 등의 내용으로 구성됐다.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혁신, 품질 향상, 고객 만족, 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며 신중한 리스크 관리와 자산 활용에 중점을 둬,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전략적인 중장기 비전을 가지고, 단기적 분기 실적 보다는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혁신적인 솔루션 개발, 높은 잠재력을 가진 사업에 대한 적기 투자 기회 확보, 핵심 경쟁력 강화에 역량 집중, 자산 활용과 주주가치 제고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10월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주주가치를 더욱 제고하기 위해 다섯 가지의 개선된 주주환원 정책을 마련했다.
첫째, 2016년과 2017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는 2015년 잉여현금흐름의 30~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던 내용에서 한층 더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이다.
둘째, 삼성전자는 올해 총 배당 규모를 지난해 3.1조원 대비 30% 증가한 4조원 규모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주당 배당금은 11조4000억원 규모 특별 자사주 매입·소각 프로그램 효과가 반영돼 2015년 2만1000원 대비 약 36% 상승한 2만8500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점진적인 시가배당률 향상을 위한 시발점으로 평가된다.
셋째, 올해 잉여현금흐름의 50% 중 배당을 한 후에 남는 잔여재원은 지난해 이월된 잔여재원 8000억원과 합해 내년 1월말부터 시작될 자사주 매입에 사용할 예정이다. 매입하는 주식은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넷째, 내년 1분기부터 분기별 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주주들에게 연내 균등한 배당을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3월 개최한 정기주주총회에서 분기별 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개정한 바 있다.
다섯째, 2018년 이후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도 지속 개선할 방침이며, 세부적인 사항은 지주회사에 대한 검토 결과가 나온 이후에 결정할 예정이다.
적기 투자 등을 위해 현금수준은 65~70조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경기가 급격히 변동하는 상황에서도 장기적인 재무 목표를 달성하고, 재무적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안정적 재무구조를 유지하는 정책이 장기적 성장에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유지해 왔다.
이에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적기 시설투자 △필수 운전자본 확보 △M&A 및 급격한 시장변화 대응을 위한 투자 등의 자금 운용을 위해 연결기준으로 65조~70조원의 순현금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주요 글로벌 기업과 순차입금비율, 총자산 대비 현금 비중 등 여러 지표를 비교했을 때 적정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3년마다 회사 현금 수준을 점검하고, 적정수준을 넘어서는 현금은 주주환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사회 구성은 내년 주총에서 글로벌 기업 CEO 출신 사외이사를 1명 이상 추천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감안하고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외국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을 가진 새로운 이사들을 선임할 계획이다. 현재 외부 전문기관 등을 통해 추천된 다양한 경험의 후보자들을 검토하고 있으며,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글로벌 기업 CEO 출신 사외이사를 1명 이상 추천할 예정이다.
또 이사회에 거버넌스 위원회를 신설해, 기업지배구조 관련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거버넌스 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되며, 현재 CSR 위원회의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이사회의 결정사항과 제안들을 감독한다.
한편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에 대해서는 최적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사업구조를 간결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과 해외증시 상장 기대효과 등 주주가치를 최적화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업 최적 구조를 결정하는 데 있어 전략, 운영, 재무, 법률, 세제, 회계측면에서 다양한 검토가 필요해 여러 단계에 걸친 장기간 검토 과정이 요구될 수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외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의뢰해 협업하고 있으며, 검토에 최소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의 사업 구조 검토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장기적 가치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중점적으로 고려해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지주회사를 포함해 기업의 최적 구조를 검토할 계획이며, 구체적인 방안은 추후 확정할 예정이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