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티베로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주관한 성능 평가에서 오라클을 상대로 처음 앞섰다. 국산 DBMS가 외산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바꿔 줄 사례로 주목된다. 외산이 주도하는 DBMS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승부를 내는 국산 기업의 노력이 이어진다.
20일 티맥스소프트에 따르면 최근 국방기술품질원이 발주한 DBMS 분리 사업에 티베로 제품 도입이 최종 확정됐다.
올해부터 공공 기관은 분리 발주 대상 소프트웨어(SW) 구매 때 품질성능평가시험(BMT) 결과를 기술성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국방기술품질원은 기술 평가 총 90점에서 BMT 결과를 45점 배정했다. 나머지 기술제안서 45점과 가격 점수 10점을 더해 총 100점 만점 기준으로 사업자를 정했다.
국방기술품질원 사업에 티베로와 오라클이 뛰어들면서 양사는 TTA가 주관하는 BMT에 참여했다.
동일한 환경에서 성능 평가를 실시한 결과 총 27개 항목에서 티베로가 16개, 오라클은 11개 항목에서 각각 우위를 점하며 티베로가 오라클보다 5개 항목에서 앞섰다. 제안서 기술 평가에서도 티베로가 0.5점 높았다. 국방기술품질원은 BMT 점수, 제안서 기술 평가, 가격 점수 등을 합해 최고점을 받은 티베로 제품을 최종 선정했다.
티베로는 TTA가 주관한 BMT에서 오라클을 상대로 한 성능 평가에서 처음 우위를 점했다. 그동안 몇 차례 TTA 주관 BMT가 진행됐지만 성능 평가에서 오라클과 맞대결한 경우는 이번이 두 번째다. 이에 앞서 진행된 모 공공 기관 BMT에서는 오라클이 티베로를 이겼다.
티베로 관계자는 “공인된 인증 기관의 평가에서 티베로 제품이 외산 대비 성능이 뒤처지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준 첫 사례”라면서 “티베로 성능이 오라클에 미치지 못한다는 불신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외산 주도 DBMS 시장에서 국산 제품 인식 개선이 예상된다.
티베로뿐만 아니라 최근 토종 DBMS가 외산 대비 성능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온다. 인메모리 DBMS 업체 선재소프트도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처리하는 기술을 확보, 중국 최대 통신사에 제품을 수출했다. 외산 제품과 경쟁에서 기술력으로 승부를 낸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이 외산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시장에서 경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가격 못지않게 기술도 갖췄다는 평가가 계속되면서 국산 제품 도입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