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추월한 LG이노텍 4분기엔 더 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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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부품업계 라이벌인 LG이노텍과 삼성전기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실적 악화로 고전하던 LG이노텍이 하반기 들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에 삼성전기는 부진을 면치 못하는 양상이다. 이 같은 추세는 내년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 양사 격차가 벌어질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과 삼성전기는 지난 3분기 엇갈린 실적을 내놨다. LG이노텍이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한 반면에 삼성전기는 악화된 것이다.

실제로 LG이노텍은 2분기 340억원 영업적자에서 3분기 206억원으로 증가를, 삼성전기는 같은 기간 152억원에서 128억원으로 감소했다. 매출도 LG이노텍은 전분기 대비 23.6% 증가한 반면에 삼성전기는 9%가 줄었다.

LG이노텍은 통상 4분기 때 삼성전기보다 많은 영업이익을 남긴다. 하지만 올해는 3분기에 추월했다. 희비는 고객사, 특히 카메라 모듈을 어디에 공급하는지에 따라 갈렸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카메라 모듈 신모델 판매가 9월부터 본격화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신모델이란 애플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7`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이다. LG이노텍은 단가가 비싼 듀얼 카메라를 단독 공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는 “수율 개선, 비용 감축 등 내부 효율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요 거래처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부품 수요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여기서 말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삼성전자의 노트7이다. 노트7이 배터리 문제로 단종되자 카메라 모듈, MLCC 등을 공급하는 삼성전기가 타격을 입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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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의 듀얼 카메라가 탑재된 애플의 아이폰7플러스(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주목되는 건 여파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 있다. 아이폰7 판매가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폭증할 것으로 기대되는데다 아이폰 경쟁작 노트7 단종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아이폰7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은 호재를 이어갈 기회인 반면에 노트7 단종으로 공급처를 잃은 삼성전기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실제로 LG이노텍은 4분기 호실적을 전망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최근 실적설명에서 “4분기에는 해외전략 고객용으로 듀얼카메라 공급이 더 늘어난다”며 “이 때문에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화권 고객 쪽 매출도 증가하고 있어 사상 최대 매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 사업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카메라 사업 호조는 전체 실적 상승에도 기여할 수 있다.

반면에 삼성전기는 4분기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갤럭시 노트 7 단종으로 4분기에 전분기(3분기) 대비 매출 감소를 예상한다”며 “다만 중화권 모바일 하이엔드 카메라 모듈의 본격 공급과 점유율 확대를 통해 매출 감소를 만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기가 4분기 적자전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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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7 단종은 삼성전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사진은 노트7 교환대 모습(전자신문 DB)

삼성전기의 반등이 예상되는 시점은 2017년 1분기 이후다. 삼성전자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가칭)`이 내년 봄 출시되고 신규 사업으로 준비 중인 반도체 패키징(PLP)이 이르면 내년 2분기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갤럭시S8에는 부품 단가가 비싼 듀얼카메라 채택이 유력시돼 삼성전기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LG이노텍과 삼성전기의 실적은 당분간 엇갈릴 것으로 보이지만 주요 고객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건 양사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 여하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존도를 분산시키기 위해 LG이노텍은 자동차 부품에, 삼성전기는 반도체 패키징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기 추월한 LG이노텍 4분기엔 더 벌린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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