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신문방송학이 현재 미디어커뮤니케이션으로 바뀌었다. 단국대학교에서 융합연계전공으로 인문·사회대 내에 휴먼ICT 학과도 만들었다. 내년부터 학생을 받는다. 인문·사회대생도 신청하면 데이터 분석이나 코딩을 배우게 됐다.
저널리즘은 직업 사회학적으로 역사가 오래 되지 않았다. 활판인쇄기 발명으로 대량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발전했지만 정보가 상품으로 판매된 것은 1900년대에 들어와서다. 저널리즘 역사는 길게 잡으면 150년 정도다. 현재 혁명적 도전과 변화의 시기가 왔다.
인간의 소통 방식은 원래 채널로 뉴스를 공급받는 방식이 아니었다. 우물가에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교환했다. 배타적인 채널이 아니라 열려 있었다. 매스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저널리스트가 직업적 규범을 통해 익명화되고 원자화된 개인인 대중에게 정보를 제공했다. 독립적으로 공급과 수용이 일어나 채널 파워가 강력했다. 상업화되고 협업 콘텐츠가 상실됐다. 지금은 다시 우물 중심 시대로 돌아간다. 대량 생산과 원거리 정보 전송과 같은 직선적 배타적 채널 시스템이 인터넷, 검색엔진, 소셜 미디어 발달로 본질적 변화에 직면했다.
초연결사회로 가면서 뉴스 소비도 변화했다. 소비자가 뉴스에 상시 연결돼 뉴스 일상화, 시간 가치, 데드라인이 사라졌다. 뉴스 소비 접점이 늘고 맥락 기반 소비가 증가했다. 뉴스 채널 증가로 필터링이 어려워지면서 검색엔진이나 소셜 미디어 등 디지털 뉴스 매개자 영향력이 증대했다. 이들은 네트워크 특징상 자연 독점이 일어난다. 뉴스 소비가 집중화된다. 뉴스 추천을 기계가 대신한다. 친구가 읽은 것을 추천한다. 내 관계 구조가 뭘 읽는지를 결정한다. 뉴스 상호작용도 활발해졌다. 대중화 시대에서 개인화 시대로 변한다. 정보 습득구조에 큰 변화가 왔다.
인터넷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가 언론사 진입 장벽을 없앤 것이다. 적은 돈으로 운영이 가능해지면서 과잉 공급이 일어났다. 안 좋은 현상이 많이 나타났다. 뉴스는 상품가치가 굉장히 짧다. 공표되는 즉시 상품가치가 없어진다. 그 자체로는 저작권이 안 된다. 사실은 복제와 전송이 자유롭다. 콘텐츠 복제가 늘어나 상품으로서 차별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기업은 영세하고 경쟁력이 약화된다. 인적 자원도 취약해졌다. 급격하게 매체 시장이 위축되고 과잉 경쟁이 일어나면서 영세 사업자가 생존 경쟁을 벌이게 됐다. 어뷰징, 자극적 기사, 다른 언론사 베끼기 등으로 신뢰도가 떨어졌다.
전반적 변화와 위기가 동시에 왔다. TV, 컴퓨터, 스마트폰 등 소비자가 다중매체를 이용하면서 이용 시간은 늘어났다. 뉴스 소비 총량은 늘어났다. 미디어 도달률도 높아졌다. 자동차 회사가 차량 안에 콘텐츠를 소비하도록 설계하는 시대다. 인간의 틈새 시간을 미디어가 비집고 들어간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전통적인 뉴스미디어는 동시 소비했다. 아침에 신문 뿌리면 관습적으로 읽는 소비 형태였다. 이런 형태가 깨지면서 거대 종합 매체보다 개별·분산화된 콘텐츠로 분화하기 시작한다.
뉴욕타임스, 가디언 등 세계 언론사 뉴스 혁신 방향은 신문사가 IT기업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터 기반 산물을 만드는 게 굉장히 중요해졌다. 탐문하는 저널리즘에서 증거 기반적 접근이 더 유효하게 증명된다. 저널리즘도 다양한 데이터를 결합시키는 게 중요해졌다. 기자가 정보를 넣으면 자동으로 코딩이 되는 방식으로 변한다. 전통적 뉴스룸 전략은 모은 사실을 압축하고 버리는 전략이다. 최종 데스크까지 수집된 정보의 15%만 남는다. 시간과 공간 제약 안에 맞춰 최소 양으로 넣는다.
알고리즘 저널리즘이 필요하다. 스포츠, 증권 이런 분야는 사람이 안 해도 되는 영역이다. 규칙을 넣어 인공지능(AI)이 쓰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 태풍 기사처럼 계절변동에 따라 반복되는 에버그린 콘텐츠는 언제든지 꺼내 쓰게 한다. 데이터 시각화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거의 모든 정보를 이용자 행동 내비게이션을 통해 재구성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뉴욕타임스는 이용자가 웹사이트에 들어와서 뭐하는지 실시간 네트워크 구조로 분석한다. 배치나 링크 구조를 통해 더 많은 기사를 클릭하게 한다. 이용자 행동 피드백을 반영해 웹에 올리는 콘텐츠를 조정한다.
스토리텔링도 비선형적이면서 다양한 맥락 정보를 다 담아야 한다. 앞으로 콘텐츠는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필요한 정보가 파편화된 형태로 결합하게 된다. 뉴스를 만드는 것에서 경험시킨다고 표현한다. 이용자가 폭넓은 정보에서 선택하게 한다. 뉴욕타임스는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기사 이미지에 사람 이름을 다 태그 설정했다. 사람을 클릭하면 영상으로 인터뷰가 나온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뉴스 연설을 15초, 30초 단위로 나눴다. 이를 검색 가능하게 구성해 이용자가 원하는 핵심 내용만 골라보게 한다. 사실과 이유 분석뿐 아니라 추천과 예상도 들어가야 한다. 10대, 20대가 생각하는 뉴스는 지금 생각하는 맛집을 알려주는 것이다. 주기적 정보 가공이 아니라 현재 맥락에서 추천하고 해법을 주고 데이터를 주는 구조다.
몰입적 저널리즘도 시도 중이다. 이용자가 복수 감각을 통해 완전히 빨려들면서 정보를 소비하게 만드는 형태다. 해외 거대 언론사는 기자를 줄여도 디자이너. 개발자 인력은 많이 뽑는다. 생동감 있는 경험 지향적 콘텐츠로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현실(VR) 저널리즘 시도도 이어진다. 뉴욕타임스가 독자에게 카드보드를 나눠줬다. 성공 여부는 찬반양론이 나뉘지만 보완재 형식으로 어느 정도 소비자 충성도를 높일 것이라 본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